일상/전원생활

메주 쑬 나무를 하다

렌즈로 보는 세상 2013. 12. 26. 07:27

 

 

성탄절은 우리에게도 축복의 날이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를 어머님과 함께 집에서 보냈거든요.

이제 혼자서도 걸으실 수 있고 심장이나 소화기관도 정상으로 돌아오셔서  24일 오후에 퇴원을 하여 집으로 왔습니다.

 

 

 

 

 

모처럼 집으로 돌아오니 할 일이 얼마나 많은지 정신이 없습니다.

집안 청소는 기본이고,

집 주변의 눈도 치워야하고,

지난 번 고향 길에서 사 온 가마솥도 걸어야하고,

그 가마솥에 메주도 쒀야합니다.

메주를 쑤고 난 후에 남은 메주 국물로 곤짠지(무말랭이)도 버무려야 합니다.

어머님의 말씀을 빌리면 섣달에 쑨 메주는 장맛이 없다고 해서 이 번 일요일 쯤에 쑤려고 하니 가마솥 아궁이에 땔 나무가 없습니다.

그래서 어제는 눈 쌓인 산을 올라 죽은 나뭇가지를 주워오는 일을 했습니다.

내일부터 눈도 내리고 날씨도 추워진다니 날 좋은 날 해다 놓아야 축축해진 나무가 말라서 땔감으로서 능력을 발휘할 테니까요.

 

 

 

 

 

몇 십 년 만에 하는 일인데도 시골에서 자란 우리는 땔감으로 어떤 나무가 좋은지 금방 알아봅니다.

너무 굵은 나무는 마르지 않아서 작은 가지들을 주로 했습니다.

집 주변이 온통 산이라 나무 하기는 참 좋습니다.

눈 속이지만 부러져서 마른 나무를 꺽어 오는 일을 한 시간 정도를 했더니 금방 집에 나무가 가득합니다.

어머님이 편찮으시지 않았다면 눈 내리기 전에 나무를 해서 장작을 벽에 가득 쌓아두고 싶었는데 이제 눈이 녹을 때까지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제 내일 시멘트를 사다가 날이 맑아지면 도랑에서 돌을 주워다가 솥을 거는 일을 하면 이 번 일요일에 메주를 쑤는 일은 차질이 없을 것 같습니다.

처음으로 무쇠솥에 메주를 쒀서 담은 된장 맛이 어떤 맛일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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