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으로 이사를 온 지 두 달이 다 되어갑니다만 어머님이 편찮으셔서 실제로 생활을 한 지는 20일 정도가 됩니다.
처음 며칠을 머물 때는 짐 정리하느라 전원생활의 즐거움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는데 요즈음 계속 머물면서 전원생활의 즐거움을 솔솔 느끼고 있답니다.
생전 처음 먹어보는 야생느타리버섯에,
집에서 직접 만든 청국장에,
말린 호박고지를 넣은 가마솥에 찐 떡에,
이제는 자연에서 나는 재료로 만든 먹거리로 건강한 삶은 따논 당상이라는 생각에
'이런 맛에 전원생활을 하는구나!' 라며 즐기고 있습니다.
나무를 한다고 오른 산에서 발견한 참나무에 자라고 있는 버섯이 꼭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사진을 찍어서 면소재지에 있는 한약방에 물어보았더니 야생느타리버섯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얼른 따다가 요리를 했습니다.
혹시 독이 있을까봐 뜨거운 물에 데쳐서 한참을 우려내고 소고기와 떡을 넣고 볶았습니다.
처음으로 먹어보는 자연에서 자란 버섯이라 그 맛에 어리둥절합니다만 어쨌거나 건강식이라는 생각에 기분이 좋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나무에서 자라는 버섯은 대체로 먹을 수 있답니다.
독버섯은 주로 땅에서 자라고 있답니다.
이 청국장도 난생 처음으로 만들어 보았네요.
이전에는 어머님이 조금씩 만들어 주는 걸 먹어왔지만 올 겨울에는 직접 만들었습니다.
콩을 푹 삶아서 보자기에 싸서 뜨거운 방바닥에 3일 정도를 띄웠습니다.
어머님 말씀이
"야야 뜸북장(청국장) 띄울 때는 볏짚이 들어가야 지대로 맛있게 뜬다."
고 하셔서 며칠 전에 메주 굴레로 쓴 볏짚을 깨끗이 씻어서 콩 사이사이에 넣어 띄웠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청국장은 아주 끈적끈적한 진이 얼마나 많이 나는지 제대로 잘 뜬 것 같습니다.
이제 김치와 돼지고기, 두부나 몇 점 넣고 보글보글 끓이는 일만 남았습니다.
생각만해도 군침이 도는 요리 아닙니까?
요 하얀 눈 속에 꽃이 핀 것 같은 떡은 지난 가을 어머님이 말려두신 늙은 호박고지와 울양대를 넣어 만든 설기랍니다.
톡톡 터지는 울양대의 맛과 달작지근한 호박고지의 맛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연출하네요.
얼마나 맛이 있으면 우리 외손녀도
"할미, 떡 맛있다. 최고야!"
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답니다.
이렇게 자연 친화적인 요리로 우리 첫 전원생활의 겨울도 무르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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