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몸에 좋은 거친 음식

늦게 준비한 올겨울 감기약

렌즈로 보는 세상 2013. 12. 27. 06:47

 

 

지난 달 선산이 있는 경북 군위군 군위읍 상곡리에 들렸다가 의성으로 돌아오는 길,

김수환 추기경 생가가 있는 용대리를 지나오는데 골동품 가게가 보이더라고요.

저기에도 혹시나 가마솥이 있을까 싶어 들어갔다가 횡재를 했습니다.

안동에서 10만원에서 13만원 정도하는 어릴 적 어매가 정지(부엌)에 밥솥으로 쓰던 무쇠솥을 3만원에 가져가라고 하였으니 횡재가 아니고 뭣이겠어요.

 주인장께서는 자기는 물건을 팔 때 돈이 중요한 게 아니고 물건을 가지고 가서 애지중지 아껴줄 사람에게 물건을 넘겨준답니다.

살림을 잘한다는 칭찬으로 알고 기분 좋게 계산을 하고 가게 구경을 하는데

 삼태기에 가득한 노랗게 익은 모과가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그래서 몇 개 가져가도 되냐고 물었더니 그러라고 합니다.

얼른 세 개를 집어 왔네요.

 

 

 

 

 

그렇게 얻어다 놓고는 어머님 병수발 하느라 잊고 있다가 집으로 돌아와보니 벌써 이곳저곳이 썩고 있네요.

안되겠다 싶어 얼른 모과차를 만들었습니다.

 

 

깨끗이 씻어서 썩은 부위를 도려내고 감자 껍질 벗기는 기계로 살살 긁었습니다.

칼로 채를 썰어도 되지만 솜씨 없는 제가 칼로 썰면 굵게 썰어지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긁어내어 채를 써니 아주 가늘게 되더라고요.

 

 

 

 

 

 

이왕 감기약으로 만드는 차라 어머님이 텃밭에서 키운 생강도 조금 넣었습니다.

너무 많이 섞으면 아이들이 싫어할까봐 다섯 뿌리 정도를 넣었답니다

 

 

 

 

 

 

그렇게 채썬 모과와 생강을 섞어서 병에 한 켜씩 담고 꿀을 넣기를 반복하여 생강차 담기를 마무리 하였습니다.

많은 부분이 썩어서 오려내었는데도 세 개를 씨 있는 딱딱한 부위까지 썰었더니 작은 잼 병으로 세 개나 나왔습니다.

연말에 아버님 제사를 지내러 오는 시누이나 딸에게 한 병씩 주어도 되겠네요.

 

 

 

꿀에 저며 놓고 하룻밤을 보냈더니 이렇게 맛난 모양의 모과 생강차가 탄생했네요.

이제 올 겨울은 감기가 들 기미만 보이면 이 차를 한 잔씩 하면서 감기를 물리칠 일만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