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에 정성들여 만들었던 메주로
어머님과 함께 된장을 담궜습니다.
예전 같으면 정월 말날(말이 콩을 좋아하기에 이날 된장이 잘 담궈진다는 속설이 있어서)에나 담궈야하지만
제가 서울을 올라가야하기 때문에 손 없는 날(음력 9, 10일)인 어제 담궜지요.
이제까지는 어머님이 혼자서 담구었지만 이제는 힘들어하시니
저도 올해는 함께 담그며 맛있는 어머님표 된장 담그기를 완전히 익힐려고요.
메주를 반으로 잘라봅니다.
지난 해 정성들여 만들었던 메주를 거실 구석에 한 달 쯤 매달아 두어
바짝 마른 것을 떼어내어 상자에 담아두었더니 겨우내 메주 냄새를 풀풀 풍기며 제대로 뜬 것 같네요.
어머님 말씀이 메주 속이 이런 색이면 아주 잘 뜬 거라네요.
메주는 오랫동안 실내에 달아두었기 때문에 먼지가 있어서
깨끗한 솔로 살짝 문질러 씻어서 햇볕에 물기를 말렸지요.
햇살 좋은 날 뒤집어가며 하루 정도를 말려 전날 깨끗하게 씻어 말려놓은 된장 담그는 항아리에 잘라 넣었어요.
세제가 없던 옛날에는 볏집에다 불을 붙혀 항아리를 소독했지만 지금은 세제로 씻어내니 많이 편리해졌네요.
해마다 콩 다섯 되로 메주를 쓰는 우리집은 왼쪽에 있는 이 항아리에다 돤장을 담그지요.
어머님은 정확하게 소금의 양을 달아서 하는 것은 아니고요.
옆에 있는 찜통 하나의 물에 소금을 두 되 녹여서 항아리를 채우고
물이 모자라면 조금 더 녹여서 붓더라고요.
소금물은 한참을 두었다가 찌꺼기가 앉은 후에 채에 받혀서 부었지요.
무거운 걸 드는 것은 남편이 거들어주니 좀 편했지요.
항아리에 소금물을 부었더니 한 뼘 정도가 차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소금물을 만들어 부을 준비를 했어요.
저 되에 담긴 소금은 삼 년 묵은 소금이지요.
소금에서 간수가 싹 빠져야 장이 달고 맛있다고 어머님이 말씀하시네요.
이런 생활의 지혜는 빨리빨리 배워야하는 것이 제 몫이지요.
그리고 소금을 녹일 때도 물의 양을 한 통에 담고 소금을 녹이는 게 아니고 조금씩 물을 부어가면서 녹여야 잘 녹는다고 하더라고요.
한꺼번에 물과 소금을 넣어서 저으면 잘 녹지 않아서 힘이 너무 든다고 하시네요.
옛날 장 담글 때는
① 장 담글 때 신일(申日)은 피하기 - 신이라는 음(音)이 '시다'는 음과 같아서 신일에 장을 담그면 장맛이 시어진다는 생각 때문
② 장 담그는 주부는 사흘간 부정을 타는 일을 하거나 외출 삼가, 개를 꾸짖어도 안되며, 주부는 입을 창호지로 막고 작업을 함
③ 항아리 주위에 금줄을 둘러 부정한 것의 접근을 막았고 덧버선을 걸어 잡신이 장독 안으로 들어오지 말고 버선 속으로 들어가라는 의미
④ 장 속의 붉은 고추 와 숯- 고추(살균 및 잡신의 근접 막음) 숯(먼지 흡착, 장맛이 불같이 일어나라는 의미)
이렇게 가려서 담았지만
우리는 위의 사항을 다 지키지는 못하고요.
고소하고 달달하라고 대추와 참깨도 넣어서 장 담그기를 마무리했어요.
이제 삼월 장을 뜨는 날까지 푹 익어 우리의 건강한 밥상을 지킬 일만 남았네요.
항암효과가 탁월하고 고혈압, 치매예방, 당뇨,간기능 강화, 비만 변비 예방,
골다공증 예방, 심장병과 뇌졸증 예방 등 수많은 질병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구수하고 맛있는 된장으로요.
그런데 요 잘게 부순 메주는 언제 쓸꺼나고요?
요건 봄에 고추장 담글 때 갈아서 넣을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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