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마지막 날은 아버님 기일이라
시누이네 가족과 딸네 가족이 와서 어제까지 분주하게 보냈네요.
특히 결혼을 하고 나서 사위가 아버님 제사에 참석하지 못해서 늘 아쉬웠는데
서울 가까이에 있으니 잠깐 다녀갈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맡 손녀인 큰딸을 아버님은 무척이나 사랑하셨습니다.
그런 손녀사위가 당신의 제사에 참석하였으니
아버님이 많이 좋아하셨을 것 같아 몸은 좀 힘들었지만
기분은 좋았던 연말년시였네요.
그렇게 새해를 정신없이 시작하고 제가 첫 번째로 한 일은
곤짠지(무말랭이) 담는 것이었네요.
우리집 곤짠지에서 특별한 재료라면
말린 고추잎과 메주콩을 삶은 뒤에 솥바닥에 남은 콩물을 넣는 것이랍니다.
먼저 곤짠지의 시작은 무말랭이를 써는 무를 제대로 선택해서 말리는 것이지요.
물론 우리는 지난 번 썰어놓은
달작지근하고 쫄깃쫄깃한 맛있는 무말랭이를 가지고 만들었지요.
그렇게 맛있게 말려놓은 무말랭이와 고추잎을
약간 뜨뜻한 물에 서너 번 씻어줍니다.
그렇게 씻어놓고 한 시간 쯤 지나면
무말랭이나 고추잎이 적당하게 불어서 먹기 좋아진답니다.
우리집 곤짠지 재료와 양념입니다.
씻은 말린 무와 고추잎 말린 것,
콩물,
멸치와 다시마 우려낸 물에 쑨 찹쌀죽,
물엿,
마늘과 생강,
까나리액젓에 버무린 고추가루입니다.
우리집의 맛있는 곤짠지의 특별한 양념은 이 콩물이랍니다.
메주콩을 삶은 후에 솥바닥에 남은 구수하고 달작지근 한 국물은
곤짠지를 맛있게 맛 들이는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지난 해에는 요 콩물을 넣지 않았더니 뭔가 일 프로 부족한 맛이었답니다.
모든 양념을 넣기 전에 제대로 불은 무말랭이와 고추잎을 골고루 섞어줍니다.
물론 양념과 함께 버무릴 때 섞어도 좋지만
먼저 한 번 섞어주면 더 골고루 섞이지요.
그렇게 섞은 재료에 모든 양념을 넣어 버무립니다.
이렇게 양념을 넣어 버무려보면 고추잎의 진가가 더 발휘되지요?
맛도 맛이지만 고추잎으로 인해 색감이 더 풍성해졌잖아요.
어머님은 이런 곤짠지를 위해
가을 고춧대를 뽑기 전에 이 고추잎을 꼭 말리신답니다.
저도 올해부터 고추농사를 지으면 요 고추잎은 꼭 따놓아야겠어요.
그래야 이런 곤짠지를 만들 수 있잖아요.
이렇게 맛있게 버무린 곤짠지를
제사를 지내러 온 시누이 두 집과 딸에게 한 통씩 들려주었더니 마음이 훈훈합니다.
이런 훈훈한 기분으로 올 한해도 블로그 이웃 분들과 즐겁게 보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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