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몸에 좋은 거친 음식

바삭바삭 달콤한 강정 만들기

렌즈로 보는 세상 2014. 2. 4. 08:10

 


오늘은 설 차례상에 올렸던 강정을 만드는 과정을 올려봅니다.

매년 설날이면 이 강정 만드는 것이

번거로워서 올 설에는 사서 지내고 싶었지만

생전에 우리가 만든 강정을 좋아하시던

아버님 생각을 하니 만들지 않을 수 없어서 조금 만들었습니다.

 

결혼초기에는 깨, 찹쌀 차조, 땅콩, 검정콩, 

들깨까지 다양한 강정을 만드느라 애를 좀 먹었습니다만

요즈음은 먹을 사람도 적다보니 올 설에는 찹쌀과 참깨

두 가지만 만들어서 그나마 좀 수월했습니다.

 

 

 

 

강정을 만들 재료입니다.

찹쌀은 두 시간 이상 충분히 불렸다가 푹 쪄서 따스한 방바닥에 사나흘을 말려 이로 깨물어도 부서지지 않을 정도로 딱딱하게 말립니다.

검은깨와 흰깨는 볶아서 준비합니다.

고명으로 쓸 대추는 씨를 빼고 돌돌 말아서 얇게 썰어놓았습니다.

 

 

 

 

충분히 말린 찹쌀은 팬에 식용유를 넉넉하게 붓고 온도가 적당하다 싶으면 쇠로 된 조리에 담아 쌀알이 모두 떠오르면 건져냅니다.

이때 온도를 알아보는 방법은 쌀 한 톨을 넣어서 금방 부풀어 떠오르면 됩니다.

 

 

 

 

 

찹쌀을 모두 튀겨놓은 다음 고명으로 쓸 대추를 강정을 만들 사각쟁반에 비닐을 깔고 가지런하게 펴 놓습니다.

그렇게 하고 난 다음에 냄비에  물엿과 설탕을 같은 양으로 넣어서 바글바글 끓으면 튀겨놓은 쌀을 넣습니다.

 

 

 

 

튀겨진 쌀과 물엿을 섞을 때는

불 조절을 잘 해야 제대로 된 강정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때 불을 은근하게 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불이 은근해야 타지도 않고 

고루고루 섞을 수도 있고

만약에 물엿의 양이 많다 싶으면 쌀을 더 넣을 수도 있거든요.

 

 

 

 

 저는 이번에 쌀에다 볶아놓은 호박씨도 넣었습니다.

어머님이 지난 가을 호박 범벅을 할 때

골라 말려서 볶아놓은 호박씨지요.

그렇게 재료를 골고루 섞어 미리 준비해놓은 사각쟁반에

고루 펴고 비닐을 덮어서 둥근 막대로 밀어줍니다.

이때 빨리 밀어야합니다.

뜨거울 때 밀어야 편평하게 골고루 펼 수가 있겠지요.

그런데 색깔이 깨끗하지 않고 좀 노리끼리하지요?

그건 흰 물엿이나 올리고당을 쓰지 않고

의성 엿공장에서 만드는 쌀였을 사용했기 때문이지요.

이 쌀엿으로 만들면 색이 깨끗하지는 않지만 맛은 훨씬 더 좋답니다.

 

 

 

 

편평하게 민 것을 시원한 그늘에서

십 분 정도를 바람을 쏘이면 딱딱하게 굳습니다.

제대로 굳으면 비닐을 떼어내고

도마에 놓고 잘 드는 칼로 썰어서 보관하면 됩니다.

 

 

 

 

위에 있는 것은 흰깨를

쌀강정과 같은 방법으로 버무려서

골고루 편 다음 그 안에

검은깨 버무린 것을 펴고 말이를 한 것입니다.

이 참깨 말이를 할 때는 검은깨의 양을

흰깨의 3분의 2 정도로 하면 됩니다.

이런 음식 포스팅을 하다보면

요리 블로거들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답니다.

저는 정신없이 만들다보면

사진을 찍어야 할 순간을 잊어버리기 일쑤인데

요리 블로거들은 어떻게 그런 순간순간을 찍는지 .....

아무튼 참깨 말이는 말기 전의 편 모습을 찍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정성들여 만든 강정을 통에 담아두면 되지만

그 때 켜켜이 비닐을 까는 것을 잊어버리면 안됩니다.

시원한 곳에 놓아둔다고 하더라도

먹을 때면 수시로 더운 실내에서

그릇에 담다보면 엿이 녹아서 붙을 수가 있거든요.

 

 

 

반나절을 고생해서 만든 강정이

사는 것에 비하면 훨씬 맛있습니다.

가족들도 친지들도 모두 맛있다고 말하지만

정확한 레시피를 말하지 못하는 감으로 만든 강정,

올 겨울의 끝자락은 이 간식으로 입이 즐거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