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캐온 고들빼기로 김치를 담그었네요.
봄날이면 힘든 농사일에
입맛이 없다고 하시던 어매가
입맛 돋운다고 드셨던 음식이지요.
쌉싸름한 그 맛이 텃밭 일구느라 힘들어 하는
남편의 밥상에 최고의 보약일 것 같습니다.
뿌리가 굵은 것은 어른 손가락만한 굵기인데다
야생이라 건강에는 최고의 보약일 것 같은 고들빼기입니다.
고들빼기는 다듬을 때
이렇게 뿌리와 잎을 분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잎과 뿌리가 익는 시간이 다르거든요.
저는 고들빼기를 삭혀서 쓴 맛을 없애주는 것이 아니라
살짝 데쳐서 쓴 맛을 빼고 김치를 담그거든요.
고들빼기는 잎 따로 뿌리 따로
끓는 물에 살짝 데쳐냅니다.
잎은 소금을 넣은 끓는 물에 넣어 팔팔 끓으면
뒤집어서 한 번 더 끓여서 건져내고
뿌리는 잎보다 1분 정도를 더 삶으면 됩니다.
데쳐낸 고들빼기의 뿌리는
2시간 정도를 물에 담궈서 쓴 맛을 우려냅니다.
남편은 몸에 좋다는
그 쓴맛이 너무 강한 걸 싫어하거든요.
잎은 우려내지 않고 바로 물기를 꼭 짜서
광주리에 담아 남은 물기를 걷어내기 위해
실내에서 5시간 정도를 말립니다.
물론 잎이 긴 것은 잘라주고
뿌리의 어설픈 부분도 잘라내고 굵
은 것은 잘게 썰어 주어야지요.
드디어 마늘, 까나리액젓, 고추가루,
멸치와 다시마 우려낸 물에 끓인
찹쌀죽, 생강, 물엿, 꿀을 넣은 고
들빼기김치 완성입니다.
양념을 섞으면서 먹어보니
달달하면서 쌉싸름한 맛이 일품이네요.
그런데 양념사진을 찍지 못했네요.
어매가 하시던 말 중에
"하던 지랄도 멍석 피면 안한다꼬"
라는 말이 있는데
요리에 관한 글 어쩌다가 올리는 사람이니
'하던 지랄도 아니니'
잊어버린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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