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몸에 좋은 거친 음식

우리가족 일 년 보약 된장 뜨기

렌즈로 보는 세상 2014. 4. 18. 06:19

 

 

 

십이간지 중 말날인 어제 

지난 정월에 담은 우리집 일 년 보약 된장을 떴습니다.

제가 어릴 적 어매는 된

장을 담그는 일이나 뜨는 일은

말날이나 소날 그리고  아흐레나 열흘 등

손 없는 날에 주로 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어매가 하시던 방식대로

말날에 된장과 간장을 갈랐습니다.

 

 

 

지난 정월 스무 아흐렛날,

말날 담은 된장입니다.

작년 동짓달에 만든 메주가 달달하고

구수한 된장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바라며

정성들여 담았었지요.

 

 

 

그렇게 담근 된장을

한 달 스무 날 만에 된장을 떴습니다.

된장을 담글 때의 기원처럼

보기에도 달달하고 구수한 맛이 느껴지게

빨갛게 우러났습니다.

된장을 담글 때 소금 물을 적게 부어서 담았더니

간장의 색이나 맛이 너무 진해서 올

 간장은 달이지 않고 그냥 보관하려고

바로 항아리에 걸렀습니다.

간장을 갈라낼 때 그냥 채에 받쳐도 되지만

찌꺼기가 조금이라도 덜 내려가게 하려고

면으로 된 천으로 걸렀더니 잘  내려가지 않아서

천을 이리저리 돌려가면서 걸렀습니다.

 

 

 

 

아직은 몸이 좀 불편한 저는

된장을 뜨고 남편은 뜬 된장을 으깨었지요.

된장을 뜨면 메주 덩어리가

그냥 있는 것이 있거든요.

그런 덩어리를 그냥 두면 간장을 떠내고

물기가 없어지면 더 딱딱한 덩어리가 되기 십상이거든요.

 

 

이제까지는 어머님과 제가

된장을 담글 때나 뜰 때

남편은 언제나 구경꾼이었지만

이제 된장 담는 것부터 우리내외가 하다 보니

이렇게 열심히 으깨고 있습니다.

젊었을 적에 이런 일을 하라고 하면

"남자가 무슨..."

이라며 볼멘 소리를 했겠지만

지금은 이런 일이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워하는 남편이 좀 안쓰럽기는 하더라고요.

 

 

 

올 된장을 다시마를 넣어서 담았기 때문에

된장에서 건져낸 다시마도 한 다라이입니다.

'다시마 된장' 생각만해도 맛있는데

 실제로 먹어보니 정말 맛있더라고요.

보통 된장은 금방 뜨면 맛이 덜 든 것 같은데

우리 된장을 금방 장을 끓여먹어도

쌈을 싸먹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게 너무 달고 맛있었어요.

 

 

 

 

요렇게 된장과 간장을 분리하는 일이 끝났습니다.

그런데 왼쪽의 간장을 열어놓지 않고 그냥 찍었네요.

간장이 너무나 빨갛게 잘 익은 모습이었는데 말입니다.

 

 

 

 

 

 

 이제 이렇게 분리해놓고

 아침저녁으로 뚜겅을 열었다가 닫았다가를 반복하면서

햇빛을 쪼이면 우리집 보약이 되겠지요.

항암효과가 탁월하고 고혈압,

치매예방, 당뇨,간기능 강화, 비만 변비 예방,

골다공증 예방, 심장병과 뇌졸증 예방 등

수많은 질병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구수하고 맛있는 된장과 간장으로요.

 

 

 

'세월호 침몰' 삼일 째가 되어갑니다.

탑승자 475명중 이제까지 구조된 사람들은

179명에 불과하고 사망 25명에

실종자가 271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사망자와 실종자 대부분은

꽃다운 우리의 아이들이라

어미의 마음으로 통곡합니다.

그리고 더 통곡할 일은

그렇게 많은 희생자를 낸 배경에는

 선장을 비롯한 승무원들,

아니 우리 어른들의 잘못이 있었다고 하는 일입니다.

어른 된 부끄러운 마음으로

부디 한 사람이라도 더 살아있는 모습으로

우리 곁으로 돌아오길 간절히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