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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하고 싶은 <양평 상자포리 마애여래불>

렌즈로 보는 세상 2014. 2. 11. 07:12

 

파사성을 올랐다가 정상에서 안내판을 따라 다녀온 경기도 유형문화재 사적 제 171호인  <양평 상자포리 마애여래불>

병풍처럼 둘러친 암벽을 깍은 수직면에 선각되어 있었다.

사각형의 얼굴에 큰 눈, 코, 입, 어깨까지 늘어진 귀로 인한 푸근하고 자비로운 느낌과 전체적인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기도하러 다시 가고 싶은 곳이었다.

 

 

파사성 정상에 올랐다가 안내판에 마애여래불까지 340m 라고 적혀있는 걸 보니 그 마애불이 궁금했다.

파사성이 있는 파사산은 양평군 개군면과 여주시 대신면에 걸쳐있는 산이라 정상을 넘어서면 양평군 개군면이다.

 

 

 

그렇잖아도 성곽 중턱쯤을 올라오다가 동북쪽으로 보이는 산 아래에 바위가 병풍처럼 둘러쳐져있어서 그곳이 어디인지 궁금했었는데

이 안내판을 보니 그곳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길을 따라 내려간다.

 

 

 

 

정상에서 가파른 계단을 따라 내려가는 마애불 가는 길은  많은 사람들의 발자국으로 어지러웠던 성을 오르는 길에 비하면 한적하다.

사람들은 마애불까지는 잘 가지 않는 모양이다.

눈 내려 더 호젓한 산길을 가는 것도 기분이 좋다.

 

 

 

 

산길을 따라 5분쯤을 걸었을까 앞이 훤하게 펼쳐지며 양평군 개군면 앞의 물 유유히 흐르는 한강이 보인다.

이런 전망을 여기에서도 볼 수 있다니...

파사산은 남쪽이나 서쪽 능선에서 바라다보면 모두 이렇게 아름다운 전망을 만날 수 있는 것 같다.

 

 

 

 

그 모퉁이를 돌아서니 깍아지른 암벽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아늑한 공간이 눈앞에 펼쳐진다.

가까이서 마애불을 보지 않고도 그 분위기만으로도 신성한 느낌이 든다.

평소에 절에 들렸을 때 부처님 앞에 조화가 놓인 것을 보면 조잡스럽다는 느낌이 들었었는데

이곳은 이 작은 조화들도 분위기와 동화되어 아름답다.

이런 분위기가 너무 좋다.

주머니에 불전을 넣고 가지 않음을 후회하며 다음에 기도하러 다시 한  번 들리고 싶어진다.

 

 

 

 

 

<양평 상자포리 마애여래불>을 설명하는 글을 보면

이라고 되어있다.

 

 

가까이 가서본다.

암벽에 흘러내린 물로 이끼가 끼어있어서 형체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 곳이 있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선명하다.

바위에 선으로 새겼을 뿐인데 기도하고 싶은 마음이 일게하는 이런 힘을 발휘하는 것이 이 곳 마애불이다.

그런 힘을 발휘하는 배경에는 병풍처럼 둘러친 암벽이 큰 몫을 하는 것 같다.

 

 

 

 

마애불이 있는 암벽 사이에서는 맑은 물이 졸졸 흐른다.

마애약수다.

겨울인데도 이렇게 물이 흐른다면 일 년 내내 물이 흐른다는 말이다.

이런 공기 좋은 청정지역 바위틈을 흐르는 물 한 모금이면 건강은 따로 챙기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명경같이 맑은 물 한 바가지를 떠서 마셔본다.

달고 시원하다,

 이런 물맛을 보고 싶어서라도 이 마애불을 만나러 또 오고 싶다.

 

 

 

마애불 앞에 서면 앞에 보이는 산 능선위로 파사성과 멀리 내가 사는 동네인 금사리와 한강이  보인다.

전망이 시원하다.

날 따뜻해지면 이 마루에서 마애불님을 뵙고 오랫동안 앉아서 이 전망을 즐기고 싶다.

 

 

 

 

 

이 마애불은 따로 관리하는 건물은 없다.

그래도 누군가의 사랑을 받는 느낌이 든다.

경내가 깨끗한 것도 그렇고, 눈을 치우는 도구들이 그렇고, 왼쪽에 보이는 텐트가 그렇다.

그분이 일반 중생인지 구도자인지는 모르지만 당신의 몸을 낮게 하여 부처님을 사랑하는 그 모습만으로도 보는 이의 기분을 좋게 한다.

그래서 또 가고 싶어지는 <양평 상자포리 마애여래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