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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장터국밥을 먹을 수 있는 지평 오일장

렌즈로 보는 세상 2014. 5. 19. 05:47

 

 

 

서울에서 양평으로 차를 타고 오다보면 양평군 지평면에서 열리는 오일장 날이면 국밥거리가 생긴다고 하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그 현수막을 보고 시골장터에서 먹어보는 국밥 맛은 어떨지 궁금하여

지난 16일(지평장은 1일과 6일) 용문사를 갔다가 장구경도 하고 국밥도 먹어볼 겸 지평 오일장에 들렀습니다.

 

 

 

지평면 복지회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장터에 들어서니 입구에서부터 국밥을 파는 간이식당이 있습니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12시가 조금 덜된 시간인데 장터국밥집에는 제법 사람들이 많다.

배가 조금 출출한 시간이지만 장 구경을 하고 나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시장 안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시골장터라 작은 장판인데도 장뇌삼이 보이네요.

장에 나오신 분들이 힘든 농사일을 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라 이런 몸에 좋은 삼 한 뿌리 쯤 사드시고 일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씨를 뿌리는 봄철이라 장에는 각종 곡식과 채소들의 모종으로 가득하네요.

옛날 아버지께서는 모든 농작물들을 직접 씨를 뿌리셨는데

이제는 이렇게 모종을 사서 심는 것이 대부분인 세월입니다.

 

 

 

시골장터의 여유로움을 이런 모습에서도 느낄 수 있네요.

'팥에 벌레라도 난 것일까?'

 

 

 

 

"할머니 이 나물은 직접 뜯어온 것이예요?"

"그렇고말고 조금밖에 못 뜯어 와서 벌써 다 팔고 이것밖에 안남았잖아. 집에 가서 먹어보면 알아.

내가 들에서 직접 뜯어 왔다는 걸."

 

텃밭에서 직접 키운 채소나 들에서 뜯은 나물을 팔러 나오신 할머니인 것 같은데 저 신발들은 어쩐 일인지 모르겠다.

 

 

 

 

작은 시골장터에 없어서는 안 될 생활도구인데 사려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네요.

지금이 시골은 바쁜 농사철이라 장보러 온 사람들이 적어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시골장이라 위생에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오해입니다.

건어물들은 하나같이 뚜껑을 덮어서 벌레나 먼지가 들어가는 것을 막고 있네요.

 

 

 

봄나물의 대명사인 고사리도 금방 삶아서 나온 것 같은 모습으로 준비되어있네요.

고사리를 산다고 생각하고 가지 않아서 사지 않고 왔는데 집에 와서 생각하니 이걸 사오지 않은 것이 후회가 되네요.

제철에 사서 말렸다가 제사상에 올리면 좋은데........

 

 

 

향긋한 내음 가득한 두릅. 더덕, 자연산 산나물도 가득하고요.

 

 

 

 

쌀강정, 뻥튀기, 보기만 해도 침이 넘어가는 어릴 적 먹던  과자도 가득하네요.

시장에 옛날과자 만드는 곳이 없으면 안되지요.

 

 

 

 

장날에 생선이 빠질 수 있나요?

예전 어릴 적 장날, 아버지는 고등어를 자르지 않고 짚으로 묶어서 들고 오셨던 것 같은데.........

 

 

어릴 적 보던 오일장을 생각하며 장구경을 마쳤으니 장터에서 파는 음식들을 구경하고 먹어볼까요.

 

장에는 쑥송편과 메밀전병을 파는 곳도 있네요.

쑥떡 다섯 개 든 것이 한 봉지에 2,000원이랍니다.

직접 농사지은 우리쌀로 만든 쑥떡이 이렇게 싼 것은 처음 보네요.

 

 

 

부추돠 당근, 미나리로 부치는 전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우리도 얼른 먹고 싶어서 시장 한 쪽에서 파는 식권을 샀네요.

식권은 순대국밥, 선지국밥, 지평막걸리와 전, 떡 등을 살 수 있는데요.

가격은 전부 4,000원씩이네요.

그중에서 특히 가장 싸다 싶은 것은 저 주전자에 가득 담긴 막걸리와 야채전이 4,000원이라는 것이었어요.

우리 일행은 다섯 명이라 순대국밥 세 개, 선지국밥 두 개, 부추전과 막걸리 셋트의 식권을 샀어요.

 

 

 

식권을 가지고 음식을 파는 간이 식당으로 가니 200석 쯤 되는 좌석이 거의 만원이라

이리저리 둘러보다 간신히 빈 자리를 찾아 않았어요.

 

 

손님들이 많아 한참을 기다려야 음식이 나올 줄 알았는데 금방 나왔네요.

나물 듬뿍 들어간 선지국밥과 순대국밥이 먹음직스럽네요.

일행 중에서 이렇게 풋나물 들어간 것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채소라면 뭐든지 다 좋아하는 저는 괜찮았어요.

내년에는 올 가을에 우거지 많이 만들어두었다가 넣어서 끓였으면 누구나 다 좋아할 국밥이 될 것 같네요.

순대도 직접 만든 것이라 일반 순대와는 맛이 달랐어요.

찹쌀순대이기는 한데 고추가루를 넣어 매콤한 것이 특징이더라고요.

특히 맛있기로 유명한 지평막걸리는 여름처럼 더운 날씨에 목마른 나그네의 목을 시원하게 축여주었지요.

 

 

 

지평 오일장 국밥거리의 모든 음식은 지평면 새마을 부녀회에서 만든 것입니다.

부녀회가 지평장을 찾는 분들에게 집밥처럼 먹을 수 있는 국밥과

맛있는 지평막걸리를 야채전과 함께 먹을 수 있게 하기 위해 시작한 국밥거리,

그곳에서 옛날 어매 따라 영주장에서 먹던 그 국밥을 생각하며 추억에 젖었다가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