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전원생활

전원생활 즐겁게 하는 방법

렌즈로 보는 세상 2014. 7. 4. 06:04

 

 

 

누구나 한 번 쯤 푸른 잔디 깔린 마당이 있는 전원주택에서

텃밭에 이것저것 키워 건강한 밥상을 마주 하는 전원생활을 꿈 꾼 적이 있다.

 그러나 일상생활에 밀려 그 꿈은 늘 꿈일 뿐이다.

그런데 직업일선에서 물러나고 나면 그 꿈을 실현시킬 수가 있다.

우리가 그런 케이스다.

남편이 퇴직을 하고 광명에서의 생활을 청산하고 이곳 전원으로 들어오게 된 것이다.

낯설고 아는 이 하나 없는 전원생활에서의 6개월,

이제 이웃도 하나 둘 생기고 이곳에서의 생활을 즐겁게 꾸려나가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다.

반 년이 넘게 살아본 전원생활에서 얻은 팁,

'전원생활 즐겁게 하는 방법'에 대해 나름대로 정리해본다.

 

 

 

 

● . 나에게 맞는 전원주택을 택하라.

우리가 전원생활을 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공기 좋은 곳에 살면서 작은 텃밭을 가꾸고 싶어서다.

또 도시에 살고 있는 아이들이 마음 놓고 맑은 자연 속에서 휴식을 하고 가길 바라서이다.

그래서 선택한 이곳은 아이들과 한 시간 남짓한 거리이고 100평이 넘는 텃밭도 있다.

잔디 깔린 마당이 제법 넓어서 외손녀가 와서 마음 놓고 뛰어놀 수가 있어서도 좋다.

또 집 뒤에는 비닐하우스가 세 동이나 있어서 가축을 키우려는 우리의 생각과도 맞아 떨어졌다.

 이런 저런 이유로 우리가 몇 년을 찾아다녔던 전원주택과 아주 잘 맞는 집이다.

그래서 고향으로 내려가지 않고 이곳에 터를 잡았다.

우리는 텃밭을 가꾸어 보고 싶어서 이런 곳을 선택했지만

그렇지 않고 쾌적한 환경만 원한다면  주변과 정원이 아름다운 그런 집을 선택해야할 것 같다.

나에게 맞지 않은 전원주택은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처럼 부담스러워  곧 싫증이 날 것이다.

 

 

 

 

 

● . 일단 살아보고 나서 집을 장만한다.

우리는 이 집을 사서 들어온 것이 아니라 전세로 들어왔다.

아무리 내가 찾던 곳이라도 낯설고 물선 이곳에 선뜻 집을 사는 것은 무리란 생각에서이다.

누구라도 당장 보기에 괜찮아 보이는 전원주택을 찾았다고 해도 선뜻 사는 것은 권하고 싶지 않다.

전원주택이란 것이 아무래도 대도시보다 불편하다.

병원도 바로 옆에 없고 문화생활을 할 곳도 가까이 없는 곳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눈에 보이는 자연환경만 보고 선택했다가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

그래서 일단 세를 얻어서 살아보고 사기를 권한다.

새로운 집에서 사계절을 지내보고 자기에게 맞지 않으면 다시 도시나 다른 곳으로 나가면 되지만

구입하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울며 겨자 먹기로 살 수 밖에 없다.

전원주택은 아파트처럼 팔고 싶다고 금방 팔리는 게 아니라

임자가 나타나야 팔 수 있기 때문이다.

내 돈 주고 사서 사는 집인데 내 마음대로 못한다면 이보다 더 억울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 . 작은 새싹 하나, 열매 하나를 바라보는 것도 즐거워야한다.

전원에서의 삶은 도회지처럼 사람들과 부대끼며 사는 것은 어렵다.

그런데 사람들을 그리워한다면 점점 더 외로워진다.

그래서 이곳에서의 삶에서는 파릇파릇하게 올라오는 작은 새싹 하나와 이야기를 나누고,

토실토실한 열매 하나를 바라보는 것도 즐거워야한다.

그렇지 않다면 기나긴 여름날의 하루해는 길고 길 것이고

전원생활은 쓸쓸할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나나 남편은 그런 것들을 좋아한다.

 

 

● . 손님맞이가 늘 즐거워야한다.

요즈음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회지의 아파트에 산다.

그들은 전원생활을 꿈꾸지만 생업에 밀려 

아니면 용기가 없어서 도시에서 산다.

공기가 오염되고 복잡한 곳에 사는 사람들은 전원으로 놀러 오는 걸 좋아한다.

그럴 때 그들을 맞이하는 걸 좋아해야한다.

먹거리 장만에서부터 그들에게 들려 보낼 무공해 곡식을 기르는 걸 좋아해야한다.

우리도 봄부터 지금까지 거의 매 주말 손님을 맞았다.

그들을 위해 뜨거운 숯불에 고기를 굽고 선물을 준비했지만 즐겁다.

지난 주말 처음으로 찾는 이가 없으니 그들이 그립다.

우리는 이런 점에서도 전원생활이 체질에 맞다.

 

 

 

● . 작은 동물 한 종류 쯤 기르는 것도 좋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전원생활, 집에서 동물 한 두 종류는 기르면 좋겠다.

우리는 개를 기르고 싶었지만 개는 집을 비울 수가 없어서 포기했다.

그리고 며칠 집을 비우더라도 모이만 충분히 주고가면 별다른 관리가 필요 없는 닭을 기르기로 했다.

아직은 아침을 여는 닭 우는 소리는 들을 수 없지만

머잖아 그 소리에 아침잠을 깰 날도 즐거울 것이다.

 또 무공해 사료인 등겨와 채소를 먹여 키운 닭으로

아이들이 오면 찹쌀과 녹두, 오가피를 넣어 백숙도 해주고 싶고,

지인들이 오면 빨갛게 고추가루 양념한 불고기도 해주고 싶다.

 

 

 

● .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아야한다.

전원생활에서 작은 텃밭이라도 가꾸다 보면 초보 농사꾼에게 늘 성공만 있는 것이 아니다.

씨앗을 뿌렸다가 싹이 올라오지 않는 수도 있고

씨 뿌린 곡식이 제대로 자라거나 열매를 맺지 않아서 마음고생을 할 일이 있다.

우리도 올해 콩과 땅콩을 몇 번이나 다시 심었고

감자는 잘 자라다가 말라죽어버렸다.

원인은 굼벵이가 먹어서란다.

감자가 제대로 자라게 하기 위해서는 심기 전에 굼벵이 없애는 약을 뿌려야 하는 걸 몰랐기 때문이다.

이렇게 전원생활은 늘 기쁜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작은 실패들도 많다.

이럴 때 크게 마음 아파하지 말아야한다.

도시에 살았다면 어차피 이런 걸 시도도 하지 않았을 것인데

시도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뿌듯한 일이지 않은가!

 

 

 

7. 부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취미 하나쯤 있어야한다.

우리는 텃밭을 일구거나 정원을 가꾸지 않을 때는 함께 집을 나선다.

먼 곳을 가서 밤을 보내기도 하지만 대부분 가까운 곳에 구경을 간다.

남편이나 나는 이곳저곳 구경 다니기를 좋아하고 사진 찍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이곳에 살 때 주변을 샅샅이 구경하는 것이 목표다.

노후에 단둘이 사는 전원에서 함께하는 취미는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

 

 

 

● . 풀과 나무, 벌레와의 전쟁을 각오해야한다.

전원생활에서 작은 텃밭이나 정원이라도 가꾸려면 풀 뽑기와 나무 가지치기는 기본이다.

봄부터 비 많이 내리는 여름까지 마당의 잔디도 정원수도 텃밭도

잠시 손을 멈추면 금방 우거진다.

또 집 주변에는 벌레들이 많기 때문에 한순간 방심했다가는 벌레와의 전쟁도 감수해야한다.

그래서 쾌적한 전원생활을 위해서 늘 풀과 나무, 벌레와의 전쟁을 각오하고 살아야한다.

 

 

 

 

● . 병원이 조금 먼 것과 문화생활의 어떤 부분을 포기해야는 불편함이 있지만지금까지 살아온 우리의 전원생활은 즐겁다.

광명의 아파트에서 살 때 남편은 즐겁지가 않았다.

사람은 땀 흘리면서 일을 할 때 즐거움이 있는데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돌보아야 할 것들이 많다보니 하루해가 짧기만 하다.

그렇게 반년을 넘게 살아오다보니 남편은 얼굴이 밝아졌고 몸무게도 조금 늘었다.

'퇴직 후의 무료한 아파트 생활을 접고 전원으로 들어온 걸 정말 잘했다.'

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다.

 

그러나 우리의 전원생활의 길고 짧음의 여부는 아마도 전세 계약기관과 맞물려 있을 것 같다.

2년을 살아보고도 도회지에서의 편리한 생활을 능가하는 즐거움이 있다면

그 때 우리는 더 긴 시간을 전원에 머물 것을 결정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