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전원생활

전원생활의 즐거움이 붉게 익었네요.

렌즈로 보는 세상 2014. 7. 11. 06:53

 

 

 

 

붉은 고추를 첫 수확했습니다.

고추 잎에 누렇게 반점이 생기는 바람에 살균제를 치기 전에 땄지요.

지난 4월 8일에 처음 고추모종을 사와서 비닐하우스에 심은 지 석 달이 조금 넘어서지요.

빨리 고추가 열리는 걸 보고 싶어서 너무 일찍 심어서 냉해를 조금 입기도 했지만

하우스 안이라 살아남아 열매가 맺히더니 이렇게 붉게 익었네요.

 

 

 

 

텃밭농사를 짓고 나서 수확을 거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요.

고추 보다 먼저 감자와 완두콩, 강낭콩을 수확했지요.

감자는 굼벵이가 먹어서 실패를 했지만

완두콩과 강낭콩은 꼬투리를 까는 맛이 제법 좋았어요.

백 개도 되지 않는 씨를 심어서 풋콩을 각 세 되씩이나 거둬들였거든요.

이런 맛에 농사를 짓는가 싶더라고요.

 

 

 

 

 

그렇게 수확의 기쁨을 맛보고 이번에 붉은 고추를 처음으로 땄지요.

텃밭에 농사를 짓게되면 고추와 콩 농사를 많이 짓고 싶었지요.

농작물 중에서 고추에 농약을 가장 많이 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내 손으로 농사를 지어서 약을 덜 친 걸 따 먹고 싶어서지요.

그리고 콩은 많이 심어서 된장을 담그고 싶어서지요.

 

 

 

 

 

그렇게 기대를 하며 심은 고추를 첫 수확을 했으니 얼마나 귀엽던지요.

비록 한 줌 정도에 불과하지만 너무나 귀한 것이라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씻어서 말릴 준비를 합니다.

 

 

 

 

 

혹시 장마라도 지면 제대로 마르지 않을까 싶어

볕 좋은 날에 얼른 말리려고 썩은 부분은 잘라내고 꼭지도 따서 대소쿠리에 널었네요.

 

 

 

 

 

손질하여 가지런히 널어두니 이쁜 자식 말끔하게 세수시켜놓고 바라보는 것처럼 더 귀엽네요.

이러니 아버지는 농작물을 자식같다고 하셨던 것 같습니다.

 

 

 

 

 

어차피 대량으로 하는 고추농사가 아니니 이렇게 비닐을 덮어서 말립니다.

깨끗하게 말리면 고추가루로 빻기 전에 씻거나 닦을 필요가 없겠지요.

무농약 고추재배의 꿈을 이루게 한 유일한 것들이라 이렇게 귀한 대접을 받습니다.

 

 

 

 

 

우리는 지난 4월에 두 차례에 걸쳐 고추 40 포기 정도를 심었지요.

하우스 안에 20포기 노지에 20포기를요.

그런데 무럭무럭 잘 자라던 하우스 안의 고추가 지금 잎에 누런 반점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면소재지에 있는 농협에 가서 이야기 했더니

'세균성점무늬병' 이라며 살균제를 일주일에 한 번씩 세 번을 뿌려주라고 하네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금방 낙엽이 지고 말라 죽는다고 하더라고요.

농약 안 친 고추를 먹고 싶었지만 그냥 둘 수가 없어서 약을 사다 뿌렸지요.

무농약 고추재배의 꿈이 깨지는 순간이었지만

이 농약이 마지막 농약이 되기를 희망하면서요.

 

 

 

 

 

노지에 심은 것은 이렇게 싱싱한데 하우스 안의 것은 왜 병이 들었는지 모르겠네요.

그래서 오랫동안 농사를 지은 친구에게 물어보았더

"모든 농작물은 영양이 부족하면 병이 온다."

고 하면서 살균제와 함께 거름을 듬뿍 주라고 하네요.

친구의 말을 듣고 보니 그런 것 같네요.

노지의 고추는 심기 전에 가축 분뇨를 듬뿍 깔고서 심었는데

하우스에는 아무런 거름도 주지 않고 심었거든요.

이렇게 잘못된 부분은 내년 고추농사를 지을 때 참고로 해서 지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