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전원생활

안개 속 금사리(점뜰)에 아침을 여는 소리가 들립니다.

렌즈로 보는 세상 2014. 7. 16. 05:55

 

 

 

 

새벽 6시

안개 자욱한 금사리(점뜰)를 한 바퀴 돌았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 잠자리에 들어있을 시간

전형적인 농촌 점뜰은 안개 속에서 아침을 여는 소리가 들립니다.

 

 

 

집 밖을 나서자마자 만난 인삼포가 안개 속에 아름답다,

 무럭무럭 자라는 인삼과 이름 모를 들풀은

이슬 먹고 자랐을까?

안개 먹고 자랐을까?

어찌 저리 신선할까!

 

 

 

 

콩밭 매는 저 아낙과 토마토 따는 저 아지매의 대문은 몇 시쯤에 열렸을까?

벌써 밭이랑을 반 넘게 지나왔네.

베적삼이 아니라도 안개에 옷 다 젖었겠구나!

 

 

 

 

란 참외 다 어디 갔나 싶더니만 노점상에 다 모였구나!

오늘은 어느 식탁에서 금사참외 명성을 뽐낼거나!

 

 

 

 

고추 붉게 익어가고

 복숭아 발그레 얼굴 붉히는데

나리 너도 얼른 활짝 웃어야겠다.

 

 

 

 

백로는 언제 눈을 떴는지 벌써 마실 다니기 바쁘다.

긴 다리로 징검거리며 아침은 장만했는지 모르겠네.

 

 

 

 

 

지팡이에 의지한 할매는 느릿느릿 아침을 열고

자전거 탄 아재는 휘리릭 마을을 한 바퀴 돌아오는구나!

느릿느릿 걸어도 하루아침

자전거로 돌아도 하루아침이다.

 

 

 

 

 

금사천의 아침도 각자의 방식대로 열린다.

갈대는 갈대대로 물 먹으며 흔들거리고

물잠자리는 갈대에 기대에 날개 짓을 준비한다.

오리는 길게 흔적을 남기며 먹이를 구하는 아침을 연다.

 

 

 

 

 

이른 아침 고추를 한 바구니 딴 할매의 표정은 밝고

손수레 가득 수확을 거둔 그녀들의 발걸음은 가볍다.

이런 즐거움을 위해 그녀들은 아침잠을 선뜻 내주었으리라.

 

 

 

 

 

이른 아침을 먹었는지

지나가는 길손에게도 꼬리까지 흔들며 반기는 개의 표정은 너그럽고다.

꼬꼬댁 거리며 먹이를 찾는 이 닭들은 아침을 여는 노래를 불렀는지 모르겠네.

옛날 태엽 시계도 귀한 시절에는

"꼬끼오"

하는 그들의 노래가 곧 시계였는데...

 

 

 

 

 

호박꽃은 피고 또 피면서 열매 맺기를 반복하지만

대추는 언제 이렇게 굵었는지...

세월 참 빠르다.

 

 

 

 

 

아직 새벽이라 부를 만큼 이른 아침,

점뜰에는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생명들의 아침을 여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 소리는 활기차고 밝고 경쾌해서 그곳을 돌아다닌 저도 기분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