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고향을 다녀왔다.
며칠 동안 집을 비워놓았으니
집에 들어서자마자 할 일이 많아 정신이 없다.
먼저 닭 모이부터 주고 나서
고추장 담글 준비도 하고
어머님댁에서 가지고 온 열무로 김치 담글 준비도 하고
며칠 새 진한 갈색으로 말라있는 들깨도 턴다.
정신없이 일을 하는데 벌써 해가 뉘엿거린다.
어둡기 전에 뒷밭에 있는 붉은 고추를 따다 놓으려고 문을 열고 나서는데
붉은 기운이 확 느껴진다.
'뭘까?'
하고 하늘을 쳐다보니 붉게 타는 저녁노을이다.
얼른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몇 장 찍는다.
노을 붉게 타는 저녁 무렵을 좋아했던 친구를 생각하며
서정윤 시인의 시를 되뇌인다.
노을
서정윤
누군가 삶을 마감하는가 보다
하늘에는 붉은 꽃이 가득하다
열심히 살다가
마지막 불태우는 목숨
흰 날개의 천사가
손잡고 올라가는 영혼이 있나보다.
유난히 찬란한 노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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