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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산수유 가득한 주읍리는 사람 향기도 가득하다.

렌즈로 보는 세상 2014. 11. 17. 07:04

 

 

우리 집에서 양평으로 가는 길은 두 갈래가 있다.

하나는 강상면을 거쳐 가는 길이고

하나는 개군면을 거쳐 가는 길이다.

개군면으로 가는 길을 가다보면

개군면을 막 지나서 '산수유마을'이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안내판을 따라 가보고 싶은 마음이 그 길을 지나 갈 때면 불쑥 불쑥 나고는 했지만

늘 일이 있어 양평을 가는 길이라 언제나 마음뿐이었다.

그렇게 마음에 두었던 그곳 개군면 주읍리 '산수유마을'을 어제 다녀왔다.

산수유 붉게 익어가는 그곳은

느 골목을 돌아가도 산수유와 함께 사람 사는 향기로 가득했다.

 

 

 

 

 

 

 

 

양평군 개군면 주읍리는 멀리 주읍산을 배경으로 남향으로 참하게 앉아있는 마을이다.

앉기만 참하게 앉아있는 마을이 아니라 양 옆으로도 주읍산 자락으로 둘러싸여 포근하기까지 하다.

그런 아늑하고 참한 동네 주읍리는 지금 산수유가 한참 붉게 익었다.

 

 

 

 

 

 

 

주민들의 말로는 올해는 산수유가 적게 달렸다고 하는데도.

어느 골목 어느 집 담 밖에도 산수유가 붉다.

며칠 추운 뒤의 포근한 오후라 그 붉은 물은 그냥 뚝뚝 떨어질 것 같다.

 

 

 

 

 

 

 

그런 풍경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도 훈훈하다.

요즈음 보기 드문 가족이 모여서 김장을 하는 모습이나

함께 들일을 하는 모습이 그렇다.

 

 

 

 

 

 

 

혹 사람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공간이라도 사람의 향기가 있다.

빨래와 메주를 달아놓은 모습과

농기계를 가지런히 정리한 풍경이 그렇고,

김장을 한 다라이를 깨끗하게 씻어 놓은 모습과

깔끔하게 쌓아놓은 장작더미가 그렇다.

 

 

 

 

 

오래된 산수유와 오래된 마을이 함께하는 산수유마을,

꽃 피는 철에 가지 않은 걸 안타까워했지만

열매 붉은 날에 가도 너무 좋다.

양평에서 하루에 버스가 세 번을 다닌다고 하니

이곳을 떠나 서울에 살더라도 기차를 타고 한 번씩 다녀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