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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반대회를 하는 사람들을 따라 오른 양자산

렌즈로 보는 세상 2014. 10. 27. 07:01

 

 

 

어제(26)는 여주시 산북면과 양평군 강상면, 강하면의 중심에 있는 양자산(709.5m)을 다녀왔습니다.

'산북양자산 품실축제' 일환으로 개최되는 '양자산 등반대회' 참여하기 위해서였지요.

그런데 등산은 어쩌다가 하는 우리가 잘못 간 것 같더라고요.

등반대회란 말처럼 진짜 자기 고장의 명예를 걸고 등산을 해서 우열을 가리는 대회었지요.

우리는 소속도 없이 개인적으로 간 사람이라

단체등산팀들과 일정구간은 함께 오르고

정상을 가보고 싶은 마음에 중간에서 그들과 헤어져서 산을 더 오르고 왔지요.

조금 가파르기는 했지만 아름다운 단풍과 낙엽을 실컷 즐기고 왔습니다.

 

 

 

 

집에서 10시가 넘어 출발한 우리는 축제장은 들리지 않고 등산을 시작하는 주어리 주차장으로 바로 갔습니다.

주차장 옆에는 선수대기장소란 현수막이 붙어있습니다.

우리는 등산안내도에 있는 C코스로 다녀오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등산로를 모르니 무작정 올라갈 수도 없고 해서 조금 기다리니

여주시 보건소차량이 도착하는 걸 보니 선수 도착 시간이 된 것 같네요.

 

 

 

선수들은 축제장인 산북면 체육공원에서 이 버스를 타고

출발점인 주어리 주차장으로 왔습니다.

내년에는 우리도 이 버스를 이용해야겠습니다.

축제장에서 축제 분위기도 느끼고요.

 

 

 

 

5인 1조가 되어 등반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은 9팀이었습니다.

경기도 여주 산악회, 여주시청 산악회, 여주신협 산악회, 양평 산악회(2),

가평 산악회, 수원 산악회, 부천 산악회, 포천산악회 입니다.

선수들은 각기 자기 고장의 명예를 걸고 출전했겠지요.

선수들은 등산 심판위원장의 주의를 듣고 화이팅을 외친 후 출발했습니다.

 

 

 

 

선수들이 출발하고 나자 단체 출전하는 산악회원팀들이 출발점으로 도착합니다.

길게 늘어선 줄을 보니 출전자들이 엄청스럽게 많은 모양입니다.

'맨 뒤에 따라가다가는 너무 늦어서 해 저물겠다.'

싶어 선두가 출발할 때 쯤 우리도 출발했습니다.

 

 

 

 

양자산은 초입에 많이 가파르더라고요.

그래서 산을 자주 다니는 단체출전자들도 "헉헉" 거리며 오르며 연신 땀을 닦더라고요.

우리도 물론 쉬엄쉬엄 오르다가 보니 맨 앞에서 출발했는데

어느새 앞선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그래도 기분은 좋더라고요.

참나무가 주종인 나무들은게 물 들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거든요.

또 중간 중간에 주최를 한 여주시청직원이나

여주생활체육회원들이 기분 좋게 안내를 해주었거든요.

 

 

 

 

그런데 또 기분 좋은 일이 있네요.

앞에 가시는 양평산악회 소속의 한 여성회원이 흰 자루를 들고 가더라고요.

"이 자루는 왜 들고 왔어요?"

라고 물으니

"도토리 주우려고요. ㅎㅎ"

라고 대답하기에 그런가보다 하며 걸어가는데

길을 벗어나 산으로 들어가더니 그 자루에 버려진 플라스틱 병을 주워 담더라고요.

등산과 자연보호를 함께하는 모습에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1.2Km 지점이 단체등산객 반환점이었습니다.

땀 뻘뻘 흘리면서 올라온 회원들은 각자 준비한 음료수를 나눠 마시며 친목을 다지네요.

이런 단체 등산객을 뒤로하고 우리는 정상을 향해 올랐습니다.

 

 

 

 

둘이서 오붓하게 오르니 주변의 풍광을 즐길 수 있어서 좋습니다.

내려다보는 산자락이 각기 다른 색깔로 뽐내는 것도

첩첩이 둘러싼 능선도 아름다워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산악회 사람들을 따라가는 걸 포기한 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산 아래가 단풍이 한창인 것에 비해 올라갈수록 단풍 진 나무가 많네요.

나목이 하늘을 인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습니다.

발가벗은 몸이지만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지요.

 

 

 

 

단체등산객과 갈라진 곳에서 한 시간 쯤을 올라갔는데도 정상은 보이지 않습니다.

너무 느리게 걸어서인지는 모르지만 1.9Km가 이렇게 먼지 모르겠네요.

두 번째 만나는 헬기장에 도착했습니다.

 안내데스크에서 나누어준 지도를 본 남편이 돌아가자고 합니다.

'너무 무리했다가는 다리에 이상이 올 지도 모르니

정상이 아니라도 즐겼으면 되었다.'

고 생각하고 돌아내려왔습니다.

비록 등반대회에 출전한 선수는 아니었지만 내가 사는 여주시의 명산이자

한강이남 경기도에서는 가장 높은 산인 양자산을 둘러보았다는 것만으로 뿌듯했습니다.

 

 

 

 

4시가 넘은 늦은 시간에 내려와서 '산북양자산 품실축제' 가 열리고 있는 산북체육공원을 찾았더니만

벌써 등반대회 폐회식은 끝나고 등산객들은 상품이나 산 물건들을 들고 관광버스로 돌아갑니다.

너무 늦어서 어느 팀이 일등을 했는지 보지 못한 것이 안타깝네요.

산을 오르고 나서라 그런지 모두 얼굴이 화사합니다.

우리도 축제장을 한 바퀴 돌고 노래자랑을 뒤로 하고 발길을 돌렸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