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전원생활

전원생활이 좋은 또 하나의 이유

렌즈로 보는 세상 2014. 12. 19. 07:00

 

 

그저께부터 외손녀 정원이가 우리 집에 와있다.

처음으로 부모를 떠나 혼자 지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 화요일 생일상을 받으러 큰딸네 집에 갔다가

아이들이 사주는 이름 있는 호텔에서 외식도 하고 

딸이 끓여주는 미역국으로 아침 상도 받고 돌아왔다.

눈이 많이 내려서 가는 길을 걱정했지만

정원이를 데리고 오는 것은 눈 때문에 성공했다.

우리가 집으로 돌아올 때 정원이에게

"외할머니 집에 눈썰매 타러 가자."

고 꼬드기니 그만 따라왔던 것이다.

지난해에도 눈썰매를 탔던 정원이가 즐거웠던 추억이 있었던 모양이다.

이런 때에 전원에서 사는 보람을 느낀다.

외손녀를 자연과 함께 하는 기회를 주는 것 같아서이다.

정원이가 아직은 어리니 눈썰매를 타던 기억은 잊어버릴 지도 모르지만

맑은 심성 형성에는 한 몫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저께 오후 늦은 시간에 우리 집에 도착한 정원이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눈썰매를 타자고 난리다.

그렇다고 영하 10도가 넘는 날씨에 정원이의 말만 듣고 그렇게 할 수는 없다.

내일 태워준다고 이야기 했더니

어리지만 어른들 말을 이해를 잘하는 정원이는 그렇게 하자며 얼른 집으로 들어왔다.

다음날인 어제 해가 중천에 떠오른 다음에 드디어 정원이를 마당으로 데리고 나가니 내려가자마자

마당을 빙빙 돌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더없이 보기 좋다.

얼마나 좋으면 그만 벌러덩 눕기까지 한다.

이렇게 좋아하는 걸 데리고 오지 않았다면 정말 후회될 뻔 했겠다.

 

 

 

 

그렇게 재미있게 놀다가

정원이가 학수고대하던 눈썰매를 태워주었다.

작년에는 타는 폼이 어색하더니만

올해는 여유만만이다.

손도 제대로 잡고 표정도 마냥 즐겁다.

바라보는 나도 즐겁고 끌어주는 외할아버지도 즐겁다.

비록 눈이 내리면 빙판이 걱정이고 외출이 걱정이기는 하지만

이런 즐거움이 있어서 전원생활은 즐겁다.

 

 

 

 

 

   정원이는 지 애비를 따라 집으로 가기 전에도 눈설매를 한 번 더 타고 갔다.

집에 가면서도

엄마한테 가고 싶은 맘,

여기에 있고 싶은 맘이 교차하여

정원이를 좀 헷갈리게 했다.

그렇게 이곳에서의 생활이 즐거웠던 모양이다.

이런 정원이에게

"다음에 와사 또 눈썰매 많이 타자."

며 보냈다.

가고 나니 좀 허전하기는 하지만

이곳을 좋아하는 정원이의 마음을 알기에

다음을 기다리는 것도 지루하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