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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학동 가는 길

렌즈로 보는 세상 2018. 12. 27. 07:00


청학동,

푸른학이 사는 동네,

도인들의 이상향이라고 하는

청학동을 다녀왔다.

하동 화개면 숙소에서 출발해

청학동(하동군 청암면 묵계리)으로

가는 길은

산속을 한참이나

올라가야 하는 길이다.

잎 떨어진 나목의 잔가지들이

겨울 햇살 받아 눈부시다.

예전 이 길이 뚫리지 않았을 때

 청학동 사람들은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겨를도 없이

걷고 또 걸었을 길이다.

하동 장에라도 갔다 오는 날이면

등짐에 봇짐에

지고 이고 걸었을 것이다.

걷다가 힘에 부친다 싶으면

잠깐 숨 돌리고는 또 걸었을 길,

오르막길이니 앞만 보고 걸었을 길이다.

그러나 차로 올라가니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면서 간다.

일찌기 걷고 또 걸었을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수고 덕이다.

감사해하며 반짝이는

나목의 노래를 즐기면서 걸은

청학동 가는 길은

따스하고 행복했던 길이다.












청학동이라고 하면 예로부터 전해 오던

도인(道人)들의 이상향을 말한다.

전국의 여러 명산에는

청학동의 전설이 남아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청학동의 위치는

지리산에 있으며,

예로부터 천석(泉石)이 아름답고

청학이 서식하는

승경(勝景)의 하나로 간주되었다.

오늘날 현존하는 청학동은

지리산 청학동의 유래가

존재해 오던 곳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지리산 삼신봉(三神峰)

동쪽 능선 아래 해발 800m 고지인

지리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는

작은 마을이며 도인촌으로,

특정 종교의 신도들이 집단적으로 거주하는

종교취락의 성격을 지닌다.

청학동의 가장 큰 특징은

주민들의 종교적 표상에서 잘 나타난다.

청학동 주민들은 모두

강대성(姜大成, 1898〜1954)이 창시한

유불선갱정유도교(儒佛仙更定儒道敎)라는

신흥종교를 믿고 있으며,

한국전쟁 이후에 이곳에 모여들어

마을을 형성하였다.

갱정유도는 단군계 신흥종교로

일명 일심교라고도 하는데,

그 정식 명칭은

‘시운기화 유불선동서학 합일대도

대명다경 대길유도 갱정교화일심

(時運氣和儒佛仙東西學合一大道

大明多慶大吉儒道更定敎化一心)’이다.

남원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지리산 청학동에는 수련소를 설치해 놓았다.

갱정유도의 사회적 표상은

집단생활을 한다는 것 이외에도,

신도는 한복에 푸른 조끼를 입고

남자와 여자가 모두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고

길게 늘어뜨린다는 점이다.

성인이 되면 옛 선비들처럼 상투를 틀고

큰 갓을 쓰고 도포를 입는다.

자녀들은 학교에 보내지 않고 서당에 보낸다.

특히, 현대문명에 대하여

매우 비판적이라는 점이

갱정유도의 큰 특징이다.

또한, 주색초(酒色草)를 엄격히 금하나,

때로는 허용하기도 한다.

한국전쟁 이후 외부와 교류를 차단한 채,

종교 신봉자들이 모여

독특한 생활방식을 유지해 오고 있다.

<한민족문화백과사전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