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추억의 그림자

묘적암

렌즈로 보는 세상 2008. 12. 19. 21:01

 묘적암

문경 산북면 사불산 자락의 대승사의 암자인 절,

몇 번을 절간 문앞에 서 보았지만

언제나 문은 굳게 닫혀있었고, 문앞에는 "여기는 스님들의 기도도량이니 조용하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그러나 기대하지도 않고 들린 암자의 문은 열려있었고

들어가야되나 말아야되나 눈치를 보고있는데

스님께서 먼저 들어와 참배하고 가라신다.

합장하며 퍼뜩 머리를 스치는 생각 '모든것이 인연이 닿아야하나보다.'

 

암자 진입로 초입에 세워져있는 빗자루

누굴위해 쓰여지는 빗자룰까?

 

자연의 순리는 이렇게 죽어서도 다른 생물의 삶의 거름이 되는데,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은?

 

누군가가 흘리고간 장갑을 막대기에 끼워 놓았다.

주인이 찾아갈것이란 생각은 들지 않지만 보는 마음은 따뜻하다

 

산길 걸어 올라와 적당히 목말라할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놓은 샘.

뚜껑속의 물은 또 얼마나 깨끗하고 달던지

 

일반인들에게 평소에는 문 열지 않는 묘적암, 겨울의 초입에서 쓸쓸하다

 

삼라만상 모두가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데

우리는 때로 둘임을 강요당할 때도 있는 것 같다.

 

나옹선사의 자취가 남아있는 절답게 스님은 겨울철 먹이 걱정이 되는 새들에게 모이를 내놓았다

 

 

나옹선사를 모신 방

 

 

 

         나옹선사께서 묘적암에서 수행하실 때 상추를 씻고 있다니까 해인사에 불이난 것이 보여   

           도력을 발휘하여 쌍추 씻던 물로 구름을 만들어 해인사에 비를 내리게해 불을 껐다는

       전설이 전해오고, 이 바위에 새겨진 일심이란 글은 상추를 늦도록 씻고  들어오는 스님을 

       도반들이 탓하자 선사께서부처님 앞의 물을 돌을 향해 뿌리자 일심이란 글이 새겨졌답니다.          공부하시는 스님답게 아직도 지게로 나무를  . . .

                                                                                                                                                   

 

 

 

 

청산은 나를 보고/靑山兮要(청산혜요)

 

                            나옹선사(懶翁禪師)

 

 

 

靑山兮要我以無語(청산혜요아이무어)

 

청산는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蒼空兮要我以無垢(창공혜요아이무구)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聊無愛而無惜兮(료무애이무석혜)

 

사랑도 벗어 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如水如風而終我(여수여풍이종아)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혜근 (慧勤) 1320~1376

고려 말의 고승.

속성 牙(아).

초명 원혜(元慧).

호 나옹(懶翁).

시호 선각(禪覺).

영해(寧海) 출생.

 

 

20세때

친구의 죽음을 보고 출가하여

공덕산 묘적암의 요연에게서 득도하고,

 

1348년(충목왕 4) 원나라에 가서

연경의 고려 사찰인 법원사에서

인도 승려 지공의 가르침을 받았다.

 

 

그는

견문을 더욱 넓히기 위해

중국 각지를 편력하며,

특히 평산처림 (平山處林)과

천암 원장에게서

달마로부터 내려오는

중국선(禪)의 영향를 받았다.

 

 

고려가

자주국가로서의 면모를

회복하고자 노력할때,

 

나옹은 중국에서

선의기개를 떨치고

1358년(공민왕 7)귀국,

 

1361년 왕의 요청으로

신광사에 머물며

홍건적의 침입때

사찰을 지켰는데,

그 뒤는 광명사와

회암사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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