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추억의 그림자

남산위의 저 자물쇠들

렌즈로 보는 세상 2010. 10. 1. 12:17

어쩌다 들린 서울  나들이 때마다 우린 저 산을 올라가 봐야 된다고 얘기했습니다

옛날 수햑여행의 추억 때문이었습니다

아주 오래 전 가을 날

 

침 담은 감이랑 고구마 삶고 땅콩 싸서 완행 열차 타고 열두시간을 걸려 도착했던

 서울의 기억은 가물가물 하지만

숨 할딱거리며 남산을 걸어올라 내려다본 서울은

면소재지 조그마한 시골학교의 학생인  우리들의  눈엔 한 없이 넓고 큰 도시였습니다  

그러나  그곳의 건물들은 지금처럼 이렇게 크고 화려하진 않았습니다

내가 살던 시골 동네 처럼 고만고만한 한옥들 사이사이에 조금 높다 싶은 건물이 섞여있었으니까요

이제 반 백년을 바라보는 세월 뒤에 남산에 올라 바라본 서울은

집도 많고 차도 많고 사람도 많습니다

북쪽을 바라봐도 높은 빌딩, 남쪽을 봐도 아파트

서쪽을, 동쪽을 ,사방을 둘러봐도 그렇습니다

그렇게 많은 빌딩 숲에는 얼마나 많은 차와 사람이 있고

또 그들이 살아가기 위해 얼마나 많은 것들이 풍요롭겠습니가?

그러나 수 십년전 내가 바라봤던 그 때 보다 부족한 것이 딱 한가지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랑입니다.

그 때는 사랑을 말로나 행동으로 하지 않아도

마음속에는 그것이 가득함을 모두가 알았습니다.

지금은 얼마나 사랑에 목마르고 불안하면 이렇게 남산위가 자물쇠 꾸러미 탑이 되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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