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돌담 길이라면 덕수궁 돌담길을 떠올리는데
아름다운 돌담 길로
내가 어제 들린 그 곳, 경복궁 돌담 길을 추천하고 싶다.
친구랑 경복궁을 가자고 광화문 앞에서 만났으나
날씨도 히뿌여니 흐린데다 입장권도 사야하니 거기는 다음에 가고
오늘은 국립고궁박물관과 대림미술관이나 가자고 꼬드겨 나선 길
아뿔싸 월요일인 걸 깜빡했더라고요.
이렇게 궁 밖으로 나온김에 슬슬 걸어서 삼청동에 가서 점심이나 먹자며
걸어가게된 길 경복궁 돌담 길.
아름드리 플라타너스와 은행나무로 이루어진 경복궁 돌담 길을 우린 광화문 왼쪽 골목부터 걸었다 .
청와대로 들어가는 길이라 오랫동안 통제되어서일까
그 아름다운 길은 한적했다.
이 가을, 조용하게 길을 걷고 싶은 이들은
경복궁 돌담 길을 광화문 왼쪽에서 시작해서 삼청동까지 걸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
그 길에서 우린 서울에서 느끼지 못하는 한적함을 마음껏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플라타나스는 그 옷을 벗기 시작하고
우린 그 떨어진 잎새를 보면 한 편의 시를 읊조릴지도 모른다
가을의 기도 -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그리고 또 이 가을에는 편지를 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 받을 사람이 없어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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