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추억의 그림자

가을로 돌아가고 싶지만, 봄을 기다려야지요.

렌즈로 보는 세상 2010. 12. 14. 14:27

지나간 가을은

언제였는지도 모르게 지나갔다

 

모두들 그렇게 열심히 가던 단풍 구경 한 번 못 가

눈 내리고

얼음 꽁꽁 어는 겨울이 되었다

 

삶이 바쁠 때

그 속에서 여유를 찾아야 하는 것을

나는 모르고 지내다

이제 한바탕 몸살을 앓고 나서야

가을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가을이 남아 있는 곳이 있을까 하고 산을 올라 보지만

이제 가을은 어쩌다 남겨진 잎새에서도 멀리 도망가고 있었다 

청명한 햇살 받아 떨고 있는 이 잎새들도 며칠을 더 버틸지 애처롭고

마지막 기력 다해 남아있는 이 잎새들은 또 얼마나 견뎌낼지 마음 조인다

그러나 그 마음 졸임에도

그림자 길게 드리우는 겨울은

  어느새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고

우린 이제 더 깊은 겨울 속으로 들어 갈 것이다

그러나

그 겨울 깊다고 걱정만 할일은 아니다

그 겨울의 끝을 잡고 또 봄이 오기 때문이다

저 의자에 앉아 오손도손 살아가는 이야기 하고

마른 가지에 물올라 새순 돋는 그 봄 말이다

 

                                                                                               

 우린    

 이 겨울이 지나

오는 봄이

풍성하고 넉넉한 다음 가을이 될 수 있는 거름이 되도록 기원하면서 기다릴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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