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겨울 끝자락을 잡고 느리게 우리 곁에 온 봄을
애써 오래 잡아두려고 해 보지만
봄은 벌써 종종 걸음치며 달아나려고 하네요.
우리의 인생살이도
봄처럼
꽃 피는 아름다운 시절은 느리게 왔다 빠르게 가는지도 모르겠네요.
누가 말하더라고요
이 노래를 흥얼거리면 늙어 가는 중이라고요.
아무려면 어때요.
이 노래가 좋은 걸요
봄날은 간다. - 백설희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 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새파란 꽃잎이 물에 떠서 흘러가더라.
오늘도 꽃 편지 내던지며
청노새 딸랑대는 역마차 길에
별이 뜨면 서로 웃고 별이 지면 서로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열아홉 시절은 황혼 속에 슬퍼지더라.
오늘도 앙가슴 두드리며
뜬 구름 흘러가는 신작로 길에
새가 날면 따라 웃고 새가 울면 따라 울던
얄궂은 그 노래에 봄날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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