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을 갈 때면
갤러리 나우는 꼭 들린다.
사진 전용 갤러리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들린 나우 갤러리에서는 우리 사진계의 실험정신이 뛰어난 중견 작가들의 작품을 기획 전시하고 있었다.
전시에 참여한 여섯 명의 작가들은
각자 특색있는 작품을 선보여
나우 갤러리의 작은 공간이 전혀 작아보이지도 않고 오히려 빛을 발하는 공간이 되었다.
또한 작품을 보러오는 사람들, 특히 사진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앞으로 작업 방향을 제시하기도 하고 고민하게도 하는 전시였다.
5. 18일 - 5.31까지 하는 이번 기획전에 참여한 몇 명의 작가들의 작품과 작업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모란은 부귀를 상징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모란도 병풍은 혼례청이나 잔치자리에 놓이고 작고 아담한 모란도는 신혼방에 걸렸습니다.
이 화려한 꽃 그림에서 옛사람들은 즐거운 것들을 희망했겠지요.
세속적인 즐거움에 대한 소망을 황금이나 태양처럼 단단하거나 영원할 것 같은 대상이 아닌
잠깐 피고 마는 꽃에 기댄 마음은 이제 보니 퍽 소박한 것으로 보입니다.
꽃이라는 게 워낙 피어있는 동안은 눈부시고 아름답지만 이내 지고 나면 자취도 없어지니까요.
한 순간 달콤하지만 결국 혀끝에서 녹아 없어지는 사탕처럼 세속적 욕망의 성취란 사실 속절없는 것이겠으나,
그 바람들이 아직 갖지 못한 것들에 대한 부질없는 갈망이 아니라,
지금 이미 펼쳐져 있는 현재에 대한 긍정으로 이루어지기를 나는 바랍니다
전시서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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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순서
1. 작품 스토리를 정한다.
2. 작품을 위한 아이디어 스케치를 한다.
촬영할 대상이 어디 있는지 리서치한다.
3. 디지털 카메라로 작업에 사용할 대상들을 사진 촬영한다.
4. 촬영한 사진데이터를 컴퓨터로 불러와 선별한다.
5. 그래픽 프로그램 <포토샵>을 이용하여 선택한 사진들을 재조합하고, 재구성하여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작가노트
나의 어린 시절, 7살 때의 엄마와의 에피소드를 통해 엄마에 대한 트라우마를 치료해 나가는 시리즈 작업이다
작업순서
1. 작품 구상을 위한 아이디어 스케치를 한다.
2. 디지털 카메라로 작업에 사용할 대상들을 사진 촬영한다.
3. 촬영한 사진데이터를 컴퓨터로 불러와 선별한다.
4. 그래픽 프로그램 <포토샵>을 이용하여 선택한 사진들을 재조합하고, 재구성하여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5. 다양한 조합에 의해 다양하게 연출되는 시각적 효과를 고려해, 다수의 시안 작업을 저해상도로 진행한다.
6. 시안 작업 중에 최종 제작할 작업을 결정하고, 작품의 사이즈를 결정한다.
7. 최종 선택한 작업을 고해상도로 재작업 한다.
8. 실사이즈로 샘플 출력해 본다.
9. 출력한 샘플을 참고로, 최종 작업 출력 전에 마지막 수정사항을 검토하여 이미지 작업을 완성한다.
10. 작업한 이미지 데이터를 디지털 방식으로 와이드 필름위에 인화 한다.
11. 와이드 필름 사이즈에 맞춰, LED 라이트 박스를 제작한다.
12. LED 라이트 박스의 앞면에 위치한 두장의 투명아크릴 사이에 인화한 와이드 필름을 장착한다.
13. 전시장에 전선을 연결한다.
작가노트
동양의 만다라와 서양의 스테인드글라스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작업시리즈
<Forever Love 2009>와 <LOVE 2010>는 물신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욕망과 기원을 담은 형상들로
서서히 컬러가 변화하는 LED조명을 이용하여 현대사회의 종교적 아이콘으로서의 비트린(Vitrine:진열창)이미지로 보여진다.
전시장 전경
왼쪽의 큰 사진이 이정록의 작품이다.
작업순서
1. 마음속에 어떤 이미지가 나타 날 때 까지 마음을 무언가로 채우거나 혹은 비워 내며 기다린다.
2. 마음 속 이미지를 투사 할 수 있는 현실의 풍경이미지를 찾는다.
3. 실제풍경과 마음속 풍경이 최대한 일치 할 때까지 풍경을 짓는다.
4. 나무가 필요하면 옮겨 심고 서리가 필요하면 겨울까지 기다린다.
5. 실제 풍경이 완성되면 가장 마음에 드는 빛과 공기를 만날 때 가지 그곳을 오가며 촬영 을 반복한다.
6. 필름이 완성되면 스캔을 받고 약간의 색보정 작업을 한다.
7. 인화할 미디어타입을 테스트해 본 후 종이와 사이즈를 결정한다.
8. 출력 후 액자를 고른다.
작가노트
이번 작업은 이러한 나의 신화적인 상상들을 사진으로 가시화시키는 작업이다.
신들이 행했던 최초의 작업은 카오스에 질서를 부여해 코스모스로 변형시키는 일이었다고 한다.
나또한 거룩한 느낌이 드는 어떤 장소를 선택한 후 무성하게 자란 잡초를 뽑아 정갈한 땅으로 만들고
신령스런 느낌이 드는 돌이나 나무들을 배치하여 일정한 형태와 구조를 부여함으로써 나만의 은밀한 사적 성소를 구축한다.
그런 다음 그 곳을 오가며 노닐다가 가장 마음에 드는 빛과 공기를 만나는 어떤 순간을 사진으로 기록한다.
나만의 사적 성소를 테마로 한 사진을 완성하기까지는 길게는 서너 달이 걸리기도 하는데
빨리 완성해야한다는 조급함 때문에 고통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이 기간만큼은 마음속에 온통 나만의 사적 성소에 대한 성스러운 느낌이 가득 차 있어 행복한 시간이기도 하다.
척박한 현대인의 삶에서 잠시나마 비켜나 나만의 성소에서 피안을 꿈꾸는 순간은 내 영혼을 정화시키고 충만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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