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안동 아지매의 서울 구경

차∼∼∼암 오랜만입니다.

렌즈로 보는 세상 2011. 8. 26. 17:45

안동아지매 서울 와서 이곳저곳 구경하러 다니지만

서울 구경을 하러 가는 곳도 보는 것도 거의 도시스럽고 부티나는 것이고 곳이였는데

그저께는 안동에서도 보지 못하던  것을 이곳 서울에서 보았네요.

 

그래서 안동아지매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서울은 참 신기한 데라 카이께네,

튀밥 튀우는 기계를 안동서도 이래 니아카에 실꼬 다니는 걸 못 봤는데 여어서 어째 보는동'

 

그리고 신나게 셔터 눌렀습니다.

 

안양천 둑을 걷는데 뻥튀기 담아 놓은 것이 보입니다.

파는 것이겠거니 하며 가까이 가봅니다.

 

가까이 갈수록 어릴 적 보던 물건들이 보입니다.

옥수수를 담고 줄을 서있을 깡통들입니다.

옛날에는 저 뒷쪽에 있는 저런 통이었는데 세월이 바뀌었으니 통도 케찹 뭐 이런 이름으로 ...

 

테이프로 붙인 알루미늄 다라이 속의 라디오에서 신나게 음악이 울립니다.

코스모스 피어있는 ∼∼∼∼

 

요 다라이는 몇 년이나 되었을까요?

주인의 말씀으로는 한 오십년은 되었다는데 .....

믿거나 말거나인 것 같습니다.

주인 아저씨의 연세가 일흔 둘이라니요.

 

 뻥튀기의 부스러기를 걸러내는 한 말들이 알루미늄 다라이도 편안히 쉬고 있습니다.

이건 또 몇년이나 되었는지 . . .

 

주인이 만든 방석은 하염없이 앉을 사람을 기다립니다.

 

젊어서는 니콘 카메라로 사진도 열심히 찍으셨다는 주인장

조리개가 1.4였다는 카메라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습니다.

 

이 점방의 큰 일꾼 뻥튀기 기계입니다.

 

이 게 더 큰일을 하는 가요?

 

요건 뭔지 물어보지 못했습니다.

기계에 붙어있는 걸 보니 아마 온도계가 아닐런지 . . . .

 

요 앞에 줄부늬로 된 것이 이 점방의 대문입니다.

퇴근 하실 때는 요기를 내려 자물쇠를 채우고 가는 모양입니다.

 

전자식 자물쇠가 지천인 세상에 아나로그 작업을 하는 이곳은 아직 이런 자물쇠를 채웁니다.

 

요 녹색줄무늬는 뭔지 아십니까?

뜨거운 김을 막아주는 토시랍니다.

겹겹으로 만들어진 게 "펑" 소리와 함께 나오는 김의 열기를 말해줍니다.

 

아무도 지켜주지 못할 강둑에서 밤을 밝히는 이 점방의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는 가스통

칭칭 동여맨 줄의 모습에서도 연륜이 묻어납니다.

 

이 바퀴는 이제 더이상 자기의 몫을 할 필요가 없다는 걸 주인은 쇠사슬로 말해줍니다.

 

하루의 일과가 끝날무렵이면 바빠질 이 빗자루는

오랫동안 이 자리에서 점방문을 여닫는 힘의 원천인지도 모릅니다.

 

 깡통에 옥수수나 가래떡 말린 게 가득하지 않고 비어있어 기분 꿀꿀한 날도 있겠지만

 

인상 좋은 주인 아저씨

변함 없이 이 자리에서 오가는 사람들을 기다렸으면 좋겠습니다.

 

 합판이 갈라지고 부서저서 깁는 쇠붙이 조각이 많이 늘어나도록 말입니다. 

 

80

 

 

'여행 > 안동 아지매의 서울 구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름다운 디자인에 빠지다  (0) 2011.09.20
고운맘페어  (0) 2011.09.16
건물에 반하다  (0) 2011.07.10
제보다 젯밥  (0) 2011.07.07
자벌레 전망대 가보니  (0) 2011.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