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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불에 콩 구워 먹듯

렌즈로 보는 세상 2011. 9. 18. 07:26

 

춘천에 가서 닭갈비와 막국수를 먹고 돌아오는 길

해는 벌써 지고 있는데

김유정문학촌이 있다는 표지판이 보여 헐레벌떡 다녀온 실레마을

그의 작품 <봄 봄>이나 <동백꽃>을 이야기 하면서 둘러보면 하루를 가지고도 모자랄 그의 발자취를

번개불에 콩 구워 먹듯 30여분만에 보고 왔으니 뭘 보았겠어요.

그냥 지나면서 사진만 몇 장 꾹꾹 찍어왔네요

 

 

내가 어릴 적 주변에서 보고 듣던 이야기와 많이 닮은

실감나는 농촌소설을 쓴 김유정문학촌이 있는 실레마을은 경춘선 김유정역이 있는 바로 그 동네랍니다.

김유정문학촌 대문

마치 고택의 사당문처럼 만든 문이 시선을 끕니다.

 

대문을 들어서서 오른 쪽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김유정 기념전시관이 있네요.

 

김유정의 소설 이름에 나오는 동백꽃

전시관을 올라가는 길 옆에 동백꽃이라는 표시가 붙은 나무가 보입니다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남쪽의 붉은 동백꽃이 아니라

생강나무 꽃을 춘천지방에서는 동백꽃이라 불렀답니다.

 

 

전시관에는 김유정의 모든 것들이 전시되어있습니다.

김유정의 생애 / 김유정의 연인들/

 

작품이 발표된 잡지/ 김유정을 다룬 연구저서와 논문/  일제시대에 나온 담베'희연'/

 

<봄 봄> 디오라마

 

 

현재까지 발간된 그의 책들/ 사진으로 보는 김유정문학촌의 어제와 오늘/ 

김유정의 마지막 편지등

30년을 살다간 그에 관한 모든 것들을 볼 수 있답니다.

 

 김유정(金裕貞, 1908 - 1937)

강원도 춘천시 신동면 증리(실레마을)에서 아버지 김춘식과 어머니 청송심씨 사이의 2남 6녀 중 차남(일곱째)으로 태어났다 .

유아기에 서울 종로로 이사한 뒤 일곱 살에 어머니를, 아홉 살에 아버지를 여읜 뒤 모성 결핍으로 한 때 말을 더듬기도 했다.

 

서울 재동공립보통학교를 졸업하고 1923년 휘문고보에 입학하여 1929년 졸업.

1930년 4월 6일 연희전문 문과에 입학했으나 당대 명창 박녹주를 열렬히 구애하느라 결석이 잦아 두 달 만에 학교에서 재적당했다.

 

실연과 학교 제적이라는 상처를 안고 귀향한 김유정은

학교가 없는 실레마을에 금병의숙을 지어 야학 등 농촌계몽활동을 약 2년간 벌이는 가운데

30년대 궁핍한 농촌 현실을 희화적으로 체험한다.

 

1933년 다시 서울로 올라가 김유정은 농촌과 도시의 밑바닥 인생들의 이야기를 소설로 쓰는 신명에 빠진다.

1933년 잡지 <제일선>에 '산골나그네'와 <신여성>에 '총각과 맹꽁이'를 발표한 뒤

1935년 소설 '소낙비'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현상모집 1등 당선되고, '노다지'가 조선중앙일보에 가작 입선함으로써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벌이는 한 편 <구인회> 후기 동인으로 가입한다.

 

김유정은 등단 이후 폐결핵과 치질이 악화되는 등 최악의 환경 속에서도 글쓰기의 열정을 놓지 않았다.

그는 1937년 다섯째 누이 유흥의 과수원집 토방에서 투병생활을 하다가

휘문고보 동창인 안회남에게 편지 쓰기(필승前. 3. 18)를 끝으로 3월 29일 새벽 달빛 속에 하얗게 핀 배꽃을 바라보며 삶을 마감한다.

 

김유정이 남긴 30여 편의 단편소설은 탁월한 언어감각에 의한 독특한 체취로 오늘까지도 그 재미, 그 감동을 잃지 않고 있다.

이는 김유정이야 말로 소설 언어에서나 내용은 물론

진술방식에서 우리 문학사에 다시 없는 진정한 이야기꾼으로서 우리 곁에 영원히 살아있음을 뜻한다.

-김유정문학촌-

 

작품목록

<산골나그네> , <총각과 맹꽁이> , <소낙비> , <노다지> , <금 따는 콩밭> , <금> , <떡> , <만무방> , <산골> , <솥> ,

<봄 봄> , <안해> , <심청> , <봄과 따라지> , <가을> , <두꺼비> , <봄밤> , <이런 음악회> , <동백꽃> , <옥토끼> ,

 <생의 반려> , <정조> , <슬픈 이야기> , <따라지> , <땡볕> , <연기> , <정분> , <두포전> , <형> , <애기>

 

 전시관을 돌아나와서 왼쪽으로 돌아가니 김유정 생가 마당에 그의 동상이 있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답게 책을 손에 든 선비의 모습입니다.

 

그의 생가를 고증을 거쳐 그대로 재현해 놓은 모습입니다.

김유정의 집은 그시절에 대궐같은 부자집은 아닐지라도 그렇다고 아주 가난한 살림살이는 아닌 것 같습니다.

 

사랑 부엌에서 바라본 안뜰

저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 냄새를 맡으며 그는 안뜰을 서성이며 작품을 구상했을 수도 ....

 

정면에서 본 생가

 얕으막한 산자락에 자리잡은 초가집이 아늑하고 포근합니다.

그는 저 사랑방에서 글을 썼을지도 모릅니다.

 

연못과 정자, 아랫채가 보이는 생가

연못에 제대로 물이 고이고 연꽃이라도 몇 송이 피어있으면 더 운치가 있을 풍경입니다.

 

 마당에는 소설 <동백꽃>에서 주인공과 점순이의 사랑을 맺어주게 된 닭 싸움 조각을 만들어 놓았다.

 

김유정문학촌 대문에서 바라보면 보이는 탄생 백주년 기념으로 만들어놓은 실레마을

 

실레마을 입구에서 영글어가는 아주까리.

저 아주까리가 영글어 거둬들일 무렵 다시 실레마을을 가고 싶다.

 

어릴 적 흐릿한 호롱불 밑에서 읽던 그의 소설 <봄 봄>이나 <동백꽃>을 음미하면서

실레 이야기 길도 걸어보고

동백꽃 길도 걸어 금병산도 올라보고

야학을 하던 <안해> 터도 돌아보며

그의 발자취를 확실히 더듬어 보고 싶다.

 

실레마을 지도

김유정의 고향이자 작품의 배경이 된 실레마을은 마을 전체가 김유정 문학촌이라 할 수 있다.

금병산 자락 아래 잣나무숲은 <동백꽃>의 배경이다.

김유정 기념전시관 맞은편 언덕에는 김유정이 움막을 짓고 아이들에게 우리말을 가르친 야학<안해>터가 있다.

마을 가운데 잣나무숲으로 들어서면 실존인물이었던 <봄 봄>의 봉필 영감이 살았던 마름집이 있다.

점순이와 성례는 안 시켜주고 일만 부려먹는 데 불만을 느낀 '나'가 장인영감과 드잡이를 하며 싸우는 모습이 막 눈앞에 그려지는 곳이다.

그 옆으로 김유정이 세운 간이학교 금병의숙이 있다.

건물 옆에는 당시 김유정이 심은 느티나무가 아름드리로 자라 있다.

김유정이 코다리 찌개로 술을 마시던 주막터도 남아있다.

멀리 한들의 팔미천에는 산골 나그네(들병이)가 남편을 숨겨두었던 물레방앗간 터가 있다.

이들 작품과 함께 <총각과 맹꽁이>, <소낙비> , <노다지> , <금 따는 콩밭> , <산골> , <만무방> , <솥> , <가을>

12편이 이곳 실레마을을 무대로 한 작품이다.

점순이, 덕돌이, 덕만이, 뭉태, 춘호, 근식이 등 작품의 등장인물들을 지금도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실레마을이다.

실레마을을 내려다보고 있는 금병산에는 김유정의 소설 제목을 딴 등산로가 산을 찾는 이들의 발걸음을 소성 속으로 이끈다.

실레마을은 작가의 생가와 기념전시관은 물론 금병의숙이 잇고, 마을 전체가 작품의무대인 소중한 김유정 문학의 산실이다.

ㅡ김유정문학촌-

 

 

http://www.kimyoujeong.org/

이곳에 가면 김유정에 대한 이야기를 확실히 들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