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몸에 좋은 거친 음식

엄마 손맛이 그리울 때 찾는 두부가게

렌즈로 보는 세상 2011. 12. 14. 16:30

 

 

광명중앙시장을 다니면서 

언제나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끈따끈한 모습에 반해

사먹게 된 제일즉석두부

여느 두부와 다르게 예전 어릴적 먹던 두부 맛이라

엄마 손맛이 그리울 때면 즐겨 사먹는 두부이다. 

 

인상 좋은 부부가 늘 웃는 얼굴로 성실하게 일하시는 모습이 보기좋아

얼마 전에

"언제 한 번 두부 만드시는 모습 찍어도 되겠어요?"라고 물었다.

주인 부부는 흔쾌히 승낙을 했고 드디어 며칠전에 가게로 갔다.

 

 

가게는 문을 열었으나 주인 아저씨는 안에서 혼자 두부를 만드시느라 밖은 조용하네요.

 

인사를 드리며 안으로 들어간 가게 겸 공장

모든 게 자동화시설이네요.

예전에 우리 부모님들이 모든 걸 손으로 할 때가 문득 떠오르네요.

설날이 다가오면 하루종일 맷돌에 콩을 갈아서 두부를 만들었지요.

 

14시간 정도 불린 콩을 기계에 넣고 물을 섞어가면서 갈면

 

이런 걸쭉한 콩물이 되네요.

 

찌꺼기가 가라앉은 콩물을 저어

 

끓이는 과정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껍데기(비지)를 걸러내는 곳이 있고요.

 

끓이는 곳에 넣어 펄펄 끓여서

 

거름주머니를 깐 통에다 붓네요.

 

다시 거름주머니에 걸러진 찌꺼기를 걸러내고

 

 간수와 소금을 넣네요.

이 가게에서는 천연 간수를 쓴다네요.

 

뜨거우니까 이 번에도 기계로 잘 저어서

 

10분 정도를 두니 이렇게 응어리가 지네요.

이 때의 두부를 순두부라한다네요.

 

주인 아저씨의 청결함은 말할 필요도 없네요.

수시로 바닥이나 그릇들을 씻네요.

 

 

이집에서 쓰는 모든 보자기는 전용 세탁기에 화학세제를 쓰지 않고 깨끗하게 빨아서

 

 요렇게 눌러줄 통에다가 깔고요

 

 

엉긴 국물을 통에 퍼넣고 

 

 

정성스레 보자기를 덮어주고 

 

 

10분 정도를 꾸---욱 눌러주면

 

이제 두부 모양이 완성됩니다.

 

그래도 물이 덜빠진 두부는 이렇게 올려놓고 물이 빠지면 팔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기계에 남아있는 비지를 긁어내면 두부 공정은 끝납니다.

 

그런데 조금 전에 두부가 완성되지도 않았는데 옆집 아주머니가 돈을 두고 갑니다.

예약인 셈이지요.

얼마나 인기가 있으면 이렇게 예약까지......

 

아저씨는  물기가 조금 덜 빠졌지만  따끈따끈한 걸로 한 판을 잘라서 얼릉 한 모 갔다드리네요.

 

이집에서는 검은깨 두부도 만들고 야채두부도 만들어요.

 

판매하는 매대에는  찜기 위에 두부를 올려놓아 언제나 따끈따끈한 두부를 살 수 있어요.

 

 

아지매    

"콩은 국산을 쓰시나요?"

 

주인 아저씨

 "나라에서 사다 쓰는데요."

 

아지매

"그 게 뭔 말인지요?"

 

주인 아저씨

" 수입콩 쓴다는 말입니다.

우리나라 회사나 개인으로 두부 만드는 곳에서 모두 국산콩 쓰면 아마도 일주일(?)도 못가서 우리콩 다 떨어져요.

그리고 값도 우리집처럼 1500원 받을 수 있나요?

콩 한 가마니에 100만원이 넘는데요.

그렇게 되면 부자들이나 두부 먹어보지 없는 사람들은 두부도 못사먹어요."

 

 

맛도 있고 만드는 과정도 깨끗하고 나무랄데가 없는데

GMO 논란 등 안전성으로부터 자유롭지가 않은 수입콩을 쓴다니 좀 불안하네요.

 

FTA가 발효되지도 않았는데 농산물은 벌써부터 외국산이 대세이라니.....

언제부터 우리나라가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서민들도 우리콩으로 만든 두부를 맛있게 먹는 날이 올려는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