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추억의 그림자

동지를 보내고

렌즈로 보는 세상 2011. 12. 23. 20:33

 

어제가 동지다.

지방에 있을 때는 동지가 되면

우리가 다니는 절이나 어머님이 다니시는 절에 가서

부처님도 뵙고 팥죽도 먹고 했는데

올해는 내가 여기에 와있다보니 그러지를 못했다.

그래서 남편이 며칠 전에는 어머님을 모시고 읍내에 있는 절을 다녀오고

어제 올라오는 길에 우리가 다니는 절을 다녀왔다.

 

팥죽을 한 그릇 얻어오나 싶더니만

오후 늦게 가다보니

팥죽은 다 떨어졌다며 부처님 전에 올렸던  떡을 가지고 왔다.

 

 

 

 

부처님께 올리는 떡이라 정성들인 흔적이 역력하고 맛도 좋았다.

맛있는 떡을 먹으며 절에 가서 시주한 이야기를 듣다보니

나도 그렇게 하라고 말은 했는데 뭔지 모르게 기분은 별로이다.

 

 

두 절에서 시주한 내력은

어머님이 다니시는 절에 동지 맞이 기도비를 내고

남편과 아들의 인등(대웅전이나 다른 전각에 호롱불을 켜는 것으로 이름을 올린 사람의 일년동안 안녕과 복을 비는 등이다)을

달았단다.

이 두 개의 등은 어머님이 귀한 아들과 손자를 위해서 해마다 다시는 등이다. 

 

다음은 우리가 다니는 절에 가서는

내년 1월에 출산을 하는 큰딸이 걱정되어 달고,

  내년에 진급심사가 있는 사위가 걱정되어 또 달고,

시험이 눈앞에 있는 막내 이렇게 세 개를 달았단다.

 

 

 

그러고 보니 온 집안 식구들 등을 다 달았는데

나와 어머님 것만 달지않았다.

남자들은 사회활동을 무사하게 잘하라고 달고

아이들은 걱정되는 마음에서 달고

이래저래 여자들만 빠졌다.

 

예부터 여자들은 남편을 따라 모든 길흉화복이 온다는 생각이 머리에 깊게 박힌 우리나라 여자들 아니

아내들의 사는 모습이라 생각하니 기분이 별로였던 것 같다.

 

그렇다고 다음부터는 우리 것까지 다는 것도 힘이 들 것 같다.

돈이 더 들어가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