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좋은 글

가던 길 멈춰 서서

렌즈로 보는 세상 2012. 2. 23. 08:00

 

 

 

버스를 타려고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리다가 

무심코 위를 쳐다보았습니다.

 

투명한 지붕은 서까레 격인 철 구조물로 네 개의 구역으로 나뉘어져있었습니다. 

그 위에는 오랜세월 비바람으로 쌓인 먼지의 모습이 구역마다 달랐습니다.

 

그걸 보는 순간

이 세상 살아가면서 같은 풍상을 겪더라도

각자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다시 한번 생각했습니다.

 

이왕 사는 삶 조금은 여유롭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가던 길 멈춰 서서

 

근심에 가득 차, 가던 길 멈춰서서

잠시 주위를 바라볼 틈도 없다면 얼마나 슬픔 인생일까?

 

나무 아래 서 있는 양이나 젖소처럼

한가로이 오랫동안 바라볼 틈도 없다면

 

숲을 지날 때 다람쥐가 풀숲에

개암 감추는 것을 바라볼 틈도 없다면

 

햇빛 눈부신 한낮, 밤하는처럼

별들 반짝이는 강물을 바라볼 틈도 없다면

 

아름다운 여인의 눈길과 발

또 그 발이 춤추는 맵시 바라볼 틈도 없다면

 

눈가에서 시작한 그녀의 미소가

입술로 번지는 것을 기다릴 틈도 없다면

 

그런 인생은 불쌍한 인생

 

근심으로 가득차 가던 길 멈춰 서서

잠시 주위를 바라볼 틈도 없다면.

(헨리 데이비스. 영국의 방랑 걸인 시인1871~1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