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좋은 글

홀로 무엇을 하리

렌즈로 보는 세상 2012. 4. 3. 10:07

 

 

물 빠진 날에 찾은 월곶포구

물 빠진 포구의

배들도

뻘도

색다른 모습으로 나를 반긴다.

 

자연의 힘으로 그려진 그림 앞에서

우리네 삶을 돌아본다

 

 

 

 

 

 

 

 

 

 

 

 

 

 

 

 

 

 

 

홀로 무엇을 하리

            홍관희(1959-)

 

이 세상에 저 홀로 자랑스러운 거

무어 있으리

이 세상에 저 홀로 반짝이는 거

무어 있으리

흔들리는 풀잎 하나

저 홀로 움직이는 게 아니고

서있는 돌멩이 하나

저 홀로 서있는 게 아니다

 

멀리 있는 그대여

 

행여

그대 홀로 이 세상에 서있다고 생각하거든

행여

그대 홀로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

우리 함께 어린 눈으로 세상을

다시 보자

 

밥그릇 속의 밥알 하나

저 홀로 우리의 양식이 될 수 없고

사랑하는 대상도 없이

저 홀로 아름다운 사람 있을 수 없듯

그대의 꿈이 뿌리 뻗은 이 세상에

저 홀로 반짝이며 살아있는 건

아무것도 있을 수 없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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