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진이야기

100여년 전의 서울은 어땠을까?

렌즈로 보는 세상 2012. 6. 2. 08:36

 

서울 구경을 다니는 곳 중에

내가 특히 좋아하는 몇 곳에 포함되는 서울역사박물관은

언제라도 들리면 서울의 역사를 다시 볼 수 있는 곳이라서 너무 좋다.

 

이번 전시는 1902년 11월 6일부터 1903년 5월 15일까지 7개월 동안

서울의 이탈리아 영사관 영사직을 역임한 카를로 로쎄티가 수집한

풍습,역사지리자료와 그가 포착했던 한국과 한국인의 일상사진과

일본인  사진사 무라카미의 사진이 전시되었다.

 

 

 

후덥지근하게 더운 날이라서 역사박물관 앞 분수가 더욱 시원해보인다.

 

 이번 전시는 7월 1일까지 일층 기획전시실에서 한다네요.

 

 

전시장을 들어서면 만나게 되는 전시서문

마치 역사속의 서울을 한장한장 책장을 넘기듯이 보라는것 같다.

 

이번 전시는

이탈리아 지리학회로부터 사진을 지원받았고,

그 밖에도 로쎄티가 쓰던 카메라와 서간,

당시 양국간에 오가던 외교문서,

한국관련 이탈리아 서지 등이 다양하게 전시된다.

 

 

카를로 로쎄티는 1876년에 이탈리아 토르노에서 태어났다.

1889년에 왕립해군사관학교를 입학하고 군인의 길로 들어선다.

1902년 한국을 처음 방문하였다가

영사인 친구의 죽음으로 우연히 영사직을 맡게된다.

한국에 머물면서 기록하고 수집한 자료로 1903년 이탈리아로 돌아가서

1904년부터 1905년에 걸쳐<꼬레아 에 꼬레아니>, <한국에서의 서한>등 다수의 서적과 논문을 발표한다.

 

귀국 후, 주로 아프리카 식민지 개척에 관한 일을 한 로쎄티는

1차 세계대전 중에 수훈을 세워 십자가훈장을 수여받았으며,

해군 소장으로 예편하여 1948년 9월 26일 로마에서 생을 마감했다.

 

 

 

 

러일 전쟁의 문턱(1903.11)에서 고종이 한국의 중립국 지위를 지지해 줄 것을

우방국인 이탈리아 국왕에게 요청하는 편지도 전시되어 있다.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한다.

 

'늘 외세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던 우리의 역사를 볼 수 있는 편지라서 마음이 짠하다.'

 

 

 

 

 

1980년대에 창간된 지리서들

당시 세계정세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던 우리나라에 세계지리에 대한 지식을 심어준 책들이다.

 

 

외국인 저술은 대부분 한국을 다녀간 여행가와 선교사, 외교관들이

한국 문화, 역사에 한한 기록으을 남긴 것이 대부분이다.

 

 

이책도 1900년에 창설된 왕립아시아학회 한국지부의 기관지로서

지금까지 발간을 하고 있단다.

 

 

지도제작에도 일가견이 있던 로쎄티가 제작한 서울지도

 

그 당시에도 동대문대로에는 사람은 좀 있었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많은 차들로 붐빌 줄은 로쎄티도 몰랐을 것이다.

 

 

100년 남짓한 세월 전이라는 게 실감나지 않는 서울의 시장

 

 

외국 문물이 들어오는 시기라 영어를 가르치는 건 당연한 일이였겠다.

 

 

지금은 산 밑의 동네가 고급주택들이 많이 들어서 있지만

그당시는 초가집들이 많은 동네였다.

 동대문 대로 변 동네와 비교가 된다.

 

 

로쎄티는 우리나라의 여러분야를 기록했다.

정동이란 지명에 관한 이야기도 여기서 배운다.

 

 

로쎄티가 이탈리아로 돌아가서 만든 책 <꼬레아 에 꼬레아니>와 로쎄티가 사용했던 카메라.

특히 <꼬레아 에 꼬레아니>에 수록된 434매의 이미지 자료들은 100년이 지난 지금

사료적인 가치가 대단하다.

 

 

로쎄티가 본 서울을 보면서

100여년 전이라고는 느낄 수가 없었다.

내 부모님들이 저런 한복을 입고 일을 하셨던 때가 있었는데도 말이다.

 

이럴 때면 우린 과거를 너무 빨리 잊어버린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빨리 이룬 경제적 발전이 우릴 그렇게 만든 것 같다.

 

지금 조금 넉넉해졌지만 어려웠던 지난 날을 생각하고

다시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또 사진을 하는 사람으로

이런 자료들을 보면

다시 카메라를 들고 현장을 담는 걸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