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안동 아지매의 서울 구경

요즈음 뜨는 동네, 부암동 계곡 가는 길.

렌즈로 보는 세상 2012. 7. 3. 15:32

 

처음에 인사동이 문화의 골목으로 자리를 잡았고

다음에는 삼청동

지금은 통의동과 부암동이라고 딸이 알려주네요.

 

젊은이들 사이에서 요즈음 뜨는 동네로 알려진 부암동을 다녀왔어요.

부암동에도 많은 볼거리들이 있겠지만

우리는 창의문에서 백사실계곡 가는 길을 선택해서 구경했어요.

 

길이 완만하고 포장이 되어있어서  구두를 신고도 갈 수 있어서

등산화를 신고 간 우리는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편안하게 다녀왔지요.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로 나가

초록버스 1020번을 타고 자하문 고개에서 내려 창의문을 지나 부암동으로 들어갔어요.

돌로 만든 축대 위에 새워진 창의문.

 의젓이 버티고 있는 모습이 615년의 세월이 무색하게 당당하네요.

 

 

 

자하문 고개에서 서울 성곽을 오르는 출발점인 창의문.

멀리 바라보이는 산은 북악산이 라네요.

 

북악산은 경복궁청와대를 품고 있는 명산으로  

흰색의 화강암으로 되어있는 산이라 백악산이라 부르기도 한 산이 랍니다.

 

 

 

   부암동으로 들어가는 지하도서 바라 본 창의문.

북문 또는 자하문이라고도 하는 창의문은 조선시대 4소문 중

유일하게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문이 라네요.

창의문(彰義門)이란 이름은

 ‘올바른 것을 드러나게 하다.' 라는 뜻이 랍니다.

 

지금 세태에도 생각을 하게 하는 너무나 훌륭한 이름이지요?

 

 

 

자하문 고개에서 백석동천이 있는 백사실계곡으로 가는 부암동 길 초입에 설치된 미술품들이

이동네가 예술과 관련이 있음을 시사하네요.

 

 

 

 

동네로 들어서서 조금 올라가니 정다운 길 안내판이 보이네요.

번듯한 길 안내판보다 얼마나 정겨운지!

 

이길로 가면 도롱뇽맹꽁이가 서식하는 청정지역 백사실계곡이 있다는 것도 안내판은 시사하네요.

일본인들이 많이 온다는 것도 이 안내판은 말해주고요.

 

이 아름다운 안내판에 정확한 거리가 함께 적혀있으면 정말 종겠어요.

 

우린 운동삼아 백운동천을 다녀올려고 <라 카페 갤러리><산모퉁이>가 있는 오른쪽 길로 올라갔어요.  

 

 

 

오르막 길로 들어서서 첫 번째로 만나게 되는 <라 카페 갤러리>

노동운동가이자 시인이기도 한 박노해의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네요.

사진이라면 물론 들렸다가 가야지요.

 

'구름이 머무는 마을'

노동운동가의 눈에 비친 마을은 어떠할지 궁금하네요.

 

 

이층의 카페를 지나 안쪽에 전시된 박노해의 사진 전시장은

처절한 노동운동의 메시지가 아니라

따뜻한 사랑으로 이루어가는 사회를 바라는 사진가 박노해의 이야기가 빛나고 있었어요.

 

인도로부터 독립한 후 끓임없는 영토분쟁으로 평안할 날이 없는 파키스탄의 구서구석을 찾아 들어간 작가는

민초들을 혈육처럼 만나며 마을공동체 살리기와 평화나눔 활동을 펼쳤다네요.

동시에 파키스탄에 남아있는 '한 줌의 희망' 을 흑백 필름으로 카메라에 담았고요.

그렇게 담은 1만여장의 사진 중,이번 전시는  북부 만년설산 지역 사진 17점만 선보인다네요.

 

 

 이번 전시의 제목이 된 '구름이 머무는 마을' 이란 이름의 사진.

 

"눈부신 만년설 산의 품에 안긴 작은 마을

구름도 가만히 머물다 길을 떠난다.

아담한 흙집에서 사과 농사를 짓는 부부는

누구나 자기 안에 만년설 봉우리를 품고

자기 손으로 소박한 집 한 채 짓고 살아야 하지 않느냐며

따뜻한 차와 미소를 건넨다.'

 

시인다운 따듯하고 시적인 설명이 보는 이를 편안하게 하네요.

 

 

 

 

박노해의 시집 <노동의 새벽>과 대비되게

이번 사진들은 우리 삶의 근원적인 소망을 담고 있었어요.

 

 

 

'높은 곳의 농부' 와  '삶의 행진'

 

'짜이가 끓는 시간'

이라는 이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박노해의 이번 전시는

우리가 잃어버린 인간 능력, 우애와 환대의 힘, 주어진 한계 속에서 살아가는 근원적 겸손함을 배우게 되는 전시네요.

 

 

 

 

작가가 '내가 살고 싶은 집'으로 표현한 집의 사진인 왼쪽 사진은

전형적인 목가적인 풍경이네요.

앞마당에는 가축들이 풀을 뜯고

빛 받아 반짝이는 나무로 둘러싸인 따스한 집.

우리 모두가 저런 평화로운 모습안에서 행복했으면 정말 좋겠네요.

 

 

 

4월 16일에 오픈한 전시인데도 작은 공간은 사람들로 북적이네요.

특히 젊은이들로.

 

진작에 막을 내렸을 전시인데 7,31일까지로 연장을 했다는 것은

그의 사진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음을 알 수 있는 것이지요.

 

 

 

차와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 <라 카페 갤러리>

생명·평화·나눔의 세계를 열어가는 비영리 사회단체 <나눔문화>에서 운영하는 대안 삶의 문화공간이라네요.

 

여기서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어요.

http://www.racafe.kr/

 

 

 

'탐욕을 버리고 진솔한 삶을 살아야겠다.'

는 다짐을 한 박노해 의 '구름이 머무는 마을' 전시를 보고

< 라 카페 갤러리>를 나와 백사실로 가는 길에는 작은 카페와 갤러리들이 있어

소소한 아름다움을 느끼는 재미가 있네요.

 

 

 

길을 따라 10분쯤을 걸어도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싶으니

요런 안내판이 나타나 잠시 마음을 추스리게 하는 센스가 있는 백사실계곡 가는 길

 

 

 

백사실계곡으로 가는 길에 만난

 북악산 성곽의  아름다운 모습이 눈을 즐겁게 하네요.

 

 

 

오르막 길이 조금 숨이 차다 싶으니

 드라마 “커피프린스” 에서 이선균이 운영했던 카페의 실제 촬영지인

“산모퉁이”라는 카페가 있네요.

젊은 연인들이 많이 가는 곳인 것 같아 우리는 바로 백사실계곡으로 향합니다.

 

 

<산모퉁이>를 지나 백사실로 오르는 길에 만난 작은 한옥의 벽면의 조형미도 예사롭지 않네요.

이런 모습이 있어서 사람들은 부암동을 찾을지도 모르겠네요.

 

 

 

부암동을 돌아 백사실계곡 들어가는 길

 

백사실계곡이란 이름은 조선 중기의 명재상 백사 이항복의 별장이 있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네요.

도롱룡맹꽁이들이 서식하는 곳으로

서울 도심에서  가까운 곳에 이런 청정지역이 있다는 게 신기하기만 하네요.

 

 

우리가 목적지로 한 백석동천.

안동의 운안동천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수려한 숲속이라 좋으네요.

백석은 백악(북악산)을 뜻하며

동천이란 '산천으로 둘러싸인 경치 좋은 곳'이란 뜻이라네요.

 

 

백사실계곡

한여름 비가 내려 계곡물이라도 콸콸거리고 내려가면 이보다 더 좋은 피서지는 없을 것 같네요.

 

 

 

사람사는 냄새가 폴폴 나는 부암동 길을 다시 내려옵니다.

 

오는 길에 환기 미술관도 들렸지만 벌써 문을 닫는 시간이라

안타까운 마음으로 다음을 기약했지요.

 

 

크고 웅장한 아름다움은 없지만 작고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이 있는 동네 부암동

 

 

 

가족들과 혹은 연인들과 함께 하면

사랑이 더욱 커질 것 같은 부암동 백사실계곡 가는 길

 

 

 

해 저물어 어둑해지는 자하문 고개를 내려오는 길.

 

옛날 우리 선조들이 만든 성곽도 볼 수 있어서 좋고,

미술관에서 작품도 감상할 수 있어서도 좋고,

간단하게 차와 식사도 할 수 있는 카페가 많아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공간을

나이 든 제가 다녀와도 너무너무 행복했답니다.

 

 

오랜만에 뷰 베스트가 되었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