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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만은 못하지만 아직 안계장은 살아있습니다.

렌즈로 보는 세상 2012. 12. 18. 09:01

 

 

경상북도 의성군 안계면소재지에 있는 안계오일장.

10여 년 전에 사진을 처음 배우고 오래된 나무로 지은 장터가그대로 남아있다고 찾은 안계장은

소문 듣던대로 목조로 만든 오래된 시장건물에서 선  장터가 너무 정겨워 열심히 사진을 찍은 기억이 있다.

 

그런 기억을 가지고 지난 6일 찾은 안계오일장.

건물은 예전 건물이 아니지만 요즈음 면단위 오일장이 거의 문을 닫고 없어진데 비하면

안계장은  오후이지만 제법 사람들로 붐비는 모습이 아직도 예전 안계장의 명성을 유지하며 살아있었습니다.

 

 

 

예전 안계장터의 목조 건물을 헐어낸 자리에 생긴 지붕을 덮은 시장은 썰렁하니 사람들이 없다.

그러나 노점상들로 이루어지 시장통 길은 양쪽이 다 가게들로 빼곡하다.

 

 

 

시골 오일장을 편리하게 한다고 건물을 새로 짖고 지붕을 덮어 놓았지만

장꾼들이나 장을 보러오는 사람들이나 건물 안의 장터보다는 이렇게 자연 발생적으로 생긴 노점상을 이용한다.

내가 갔던 시간대가 오후 2시 정도인데도 시장에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 시골의 면단위나 읍단위의 시장이 오전에 거의 파하는 것에 비하면 사람들이 많다.

그만큼 안계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증거이다.

지금도 이런 안계장이니 예전에는 그 명성이 얼마나 자자했겠는지 짐작이 간다.

 

안계장이 옛날부터 유명했던 것은 안계들판이 넓어서 경제적으로 풍부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안계를 중심으로 주변의 안사면, 신평면,다인면, 단북면,단밀면,구천면, 비안면 등에서 장을 보러 오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 지리적인 환경이 지금도 안계장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것 같다.

 

 

 

 

지금 대부분의 면단위 오일장이 문을 닫고 없지만 경북 중심에 위치한 곡창지대인 안계면소재지에 위치한 안계장은

공산품도 많이 팔지만 주로 농산물이 많다.

농촌 지역인 이곳에 농산물을 많이 판다는 게 의외이다.

서민들의 먹거리인 무시래기와 냉이는 언제 보아도 사랑스럽다.

 

 

 

 

예전 엄마 치맛자락 붙잡고 갔던 영주장에서도 이런 대바구니가 유난히 눈에 들어왔던 기억이 난다.

우리집에 있던 오래되어 검은 색으로 변한 대바구니만 보던 눈에 너무나 부티나는 물건이었었는데

안계장에도 장꾼이 트럭에  싣고 온 대바구니가 그득하다.

 

 

 

노점상 구경을 하고 있는데 가까운 곳에서 '펑'하는 소리가 들려 얼른 뛰어가 본다.

어릴 적 그렇게 무서워하며 귀를 막고 구경했던 뻥튀기 하는 모습이다.

'펑' 소리와 함께 튀어나온 강냉이 튀긴 것에서 고소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 마음을 안 것일까?

튀밥(강냉이 튀긴 것)주인 아주머니는 주변의 사람들이게 한 웅큼씩을 나눠준다.

역시 시골이라 인심이 후하다.

기분이 좋다 . 시골장을 다니는 맛은 이런데 있다.

 

 

 

 

노상에서 하는 작업이라 기다리는 사람을 위해 주인 아저씨는 의자와 연탄화덕으로 기다리는 손님을 배려했다.

 가지고 온 곡식들을 깡통에 담아 줄을 세워놓고 주인들은 이 화덕에 의지해 기다리며 두런두런 살아가는  이야기도 한다.

 

 

 

 

추운 겨울 어르신들의 추위를 막아줄 털신은 눈에 잘 보이는 곳에서 폼을 잡고 있다.

예전 시골 어른들은 겨울이면 모두 이 신을 신었던 것 같다.

그런 사랑 때문일까?

이 털신은 유행도 없다. 오래전부터 이 모양인데 아직까지 그대로이다.

변함이 없어 더 아름다운 신발이다.

 

 

 

장을 보러 온 사람들이 거의가 시골 어르신들이다보니 옷가게에서는 어김없이 버선을 판다.

방한이 제대로 되지않는 집에서 연료까지 절약하며 살아야하는 어르신들이니 이 버선을 파는 곳이 이렇게 많다.

 

 

 

어느 어른신이 가지고 나온 예치기를 고치는 아저씨

농한기에 이런 기계를 손보아 놓는 게 농민들의 준비성이라고 말씀하신다.

 

 

 

농촌 오일장이니 농기구는 필수지요.

기계화가 되었다고 하지만 농사를 짓자면 이넌 농기구는 없어서는 절대로 안되겠지요?

기계로 하는 것도 있지만 사람 손이 하는 것도 아직 너무 많으니까요.

 

 

 

 

시골장터인데 이런 물건도 있다.

우리가 물건을 제대로 만들어지지 못하던 때나 선호할 물건이 있다는게 너무 놀랍고 신기하다.

시골장터에도 이런 물건들을 찾는 사람이 있다는 게 .....

 

 

 

시골장 노점상에서 물건을 사는 사람들은 모두 연세 드신 분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 건 아니다.

이렇게 젊은 분들도 시장에서 물건을 산다. 

도시의 젊은이들이 이름있는 신발을 좋아하는 것을 생각하면 짠하다.

시골 오일장에서는 그런 물건이 없어서도 못사고

있어도 경제력이 없어서도 못살 수 있으니까.

 

 

 

아직 김장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는 것일까?

배추를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파는 아주머니의 손길이 바쁘다.

사서 가는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리하게  상한 껍질을 깨끗하게 정리해준다.

 

 

 

 

가격도 싸고 물건도 너무 깔끔하게 다듬어서 파는 아주머니의 물건이 마음에 들어서

시장 구경을 하던 나도 저절로 잡곡을 사게 된다.

땅콩이나 서리태콩 어느 것도 작고 못난 것 없이 깨끗하게 다듬어 놓았다.

그렇다고 가격도 싸다.

땅콩도 서리태콩도 한 되에 18,000원씩이다.

거기다 시골이라 인심도 후하다/

되로 파는 것만해도 시장에서 달아 파는 것에 비해 후한데 덤으로 한 주먹씩 더 올려준다,

기분이 좋다, 이런 후한 인심이 사람들을 시장으로 오게 하는 것 같다.

안계에도 마트가 있는데도 말이다.

 

 

 

 

 

 

안계장날 시장에 나온 사람들은

어르신들이 주를 이루지만 젊은이들도 제법 많다.

노점의 옷가게를 그냥 횡하게 지나가는 어른들이 줄어들어도

엄마와 아빠와 함께 장 구경을 외서 이렇게 풀빵까지 사먹어 본 아이들이 많을 때

안계오일장은 오래도록 우리곁에 남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