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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청 희미해서 수수한 절 대곡사가 다시 태어나고 있다.

렌즈로 보는 세상 2012. 12. 20. 10:04

 

 

 안개가 오후까지 희뿌연 날에 의성군 다인면 비봉산 자락의 절 대곡사를 다녀왔다.

 

대곡사를 갈 때면 언제나

단청 없는 범종루와

오래되어 단청 퇴색한

대웅전이나 명부전을 보면

어릴 적 엄마 치맛자락 붙잡고 따라갔던

단청 화려한 절집이 부담스러워

밥을 먹을 수 없었던 기억에서 벗어날 수 있어 너무 좋다.

 

 

 

일주문 앞에서 본 대곡사 전경

 

 

대곡사는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되었다는 설이 있을 만큼 오래된 절이다.

 고려 공민왕 17년에 왕사인 지공, 나옹 두 선사가 중건하여 대국사로 부르다가

정유왜란 때 완전히 소실되어 선조 때에 탄우대사가 중창하고

숙종 때 대전선사가 중건하면서 대곡사라 불렀다고 한다.

 

 

 

마음을 씻고 들어가는 세심교를 지나 들어가는 진입로

 

 

한때는 9암자를 거느린 큰절이었으나

  현재는 적조암만 남아있으며

유물과 유적으로는 대웅전(지방유형문호재 160호), 범종루(지방유형문화재 161호),

명부전(문화재자료 439호), 다층석탑(문화재자료 405호)을 비롯하여

나한전, 산신각, 종무소, 요사채등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대곡사는 대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전에 쓰던 가정집 같은 요사채와 종무소를 다시 짓고, 오래되어 낡은 명부전을 중수하고 있다.

 

 

 

세심교를 건너 올라가면 엄한 표정의 대두를 만난다.

이게 바로 절을 지키는 석장승이란다.

 석장승 옆에는 석종형 부도와 석등 하대석이 얌전하게 자리하고 있다.

 

 

 

단청 없는 범종루가 늠름하다.

 

범종루는 종을 봉안했던 곳인데 지금은 종이 없다.

 오래된 건물을 조금이라도 더 안전하게 보존하기 위해 범종각을 옆에 새로 지었기 때문이다.

앞면·옆면 모두 3칸 규모를 가진 2층 누각이며, 지붕은 겹처마의 팔작지붕이고, 바닥은 우물마루이다.

지붕 처마를 받치기 위해 기둥 윗부분에 장식하여 만든 공포는 기둥 위와 기둥과 기둥 사이에도 있다.

이를 다포양식이라 하는데 밖으로 뻗쳐 나온 앙서의 윗몸에 연꽃을 조각하여 조선 후기의 조각수법을 보이고 있다.

또한 기둥과 기둥 사이에 공포를 하나씩 놓은 반면 가운데 칸에는 공포를 배치하지 않은 점이 특이하다.

대웅전(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60호)의 조각수법을 모방한 것으로 보이며 대웅전보다 시대가 약간 떨어지는 조선 후기의 건축물로 추정하고 있다.

 

 

 

 

대곡사란 현판도 범종루에 걸려있다.

대곡사 범종루에 오르면 대곡사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대곡사는 크게 세 구역으로 나눌 수 있다.

첫번째가 범종각이 있는 구역이고

두번째가 대웅전과 명부전, 전에 쓰던 종무소가 있는 구역이고

세번째가 나한전과 새로 지은 종무소와 요사채가 있는 구역이다.

그런 가람배치의 중심에는 다층석탑이 있다.

 

 

 

 

범종각에서 본 대웅전 구역

정면이 대웅전이고 오른쪽이 명부전, 왼쪽이 종무소로 쓰던 건물이다.

지금 명부전을 중수하고 있어 관람은 할 수 없다

 

 

 

 

범종루에서 바라본 나한전과 새로지은  종무소와 요사채 구역.

오른쪽 푸른색 칠한 문이 보이는 건물이고

왼쪽의 깔끔하게 새로 지은 건물이 종무소와 요사채이다.

예전의 대곡사가 요사채가 종무소가 너무 낡아서 궁핍한 모습이라

절에 다니는 한사람으로 마음이 편치는 않았는데

지금 주지스님이신 등목스님이 부임하시고 이런 훌륭한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게 너무 보기 좋다.

 

 

 

 

오른쪽이 전에 쓰던 종무소이고 가운데가 새로 지은 범종각, 왼쪽이  범종루이다.

 

 

 

 

범종루에서 내려다본 새로지은 범종각.

 

 

 

왼쪽이 대웅전이고 오른쪽이 중수 중인 명부전이다.

 

 

의성 대곡사 다층석탑(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 405호)

 

이 다층석탑은 기단부 45cm(화강암)와 탑신부 20cm(점판암 연화대좌),

탑신고 108cm만 남아 있고 상륜부는 유실되었다.

현재 12층에 높이 173cm이지만,

6층과 7층 옥개석간의 체간비울이 다른 층에 비해 급격한 것은 그 사이의 한층이 없어진 것을 알 수 있으며 ,

원래는 옥신석을 갖춘 13층이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각층 옥신석이 남아 있지 않고 옥개석도 부분적으로 손상을 입었으나,

고려 초기의 청석탑의 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을 뿐 아니라, 전국에 걸쳐 이런 류의 탑은

12기 정도로 문화재적 가치를 지닌다.

 

 

 

 

대곡사 대웅전은 자연석을 써서 막돌막기로 기단을 세운 뒤

동향으로 건물을 세웠으며 기둥 위에 평방을 돌리고

기둥 위와 그 중간에도 각각 공포를 배치한 다포계 양식의 건물이다.

 

 

 

 

대웅전의 아름다운 공포

 

 

 

 

대웅전

주불인 석가모니불과 협시보살.

 

 

 

대웅전 닫집과 천정

선명하지 않은 단청이 절의 연륜을 말해준다.

 

 

 

대웅전에서 반들반들하게 닳은 돌다리를 건너면 나한전으로 간다.

나한전은 주불인 석가모니불과 훌륭한 제자들인 나한들이 모셔져있다

 

 

범종루를 받치고 있는  아름드리 기둥들이 대곡사의 연륜을 말해준다.

 

명부전 내부

 

 

지금 대대적인 중수를 하고 있는 대곡사,

앞으로 오래되고 훌륭한 건물인 명부전이 새롭게 태어나고,

새로 지은 종무소와 요사채가 지금의 범종루의 기둥들처럼 오래되어 아름다운 그날까지

대곡사는 늘 그자리에서 아름답게 빛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