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진이야기

실내 촬영과 백일사진 촬영의 어려움

렌즈로 보는 세상 2013. 1. 3. 10:30

 

 

어제는 이질녀의 아들 백일 사진을 찍고 왔습니다.

자연광에 익숙한  이 렌즈, 실내 촬영이라면 머리가 아파오는 사람입니다.

그래도 명색이 사진을 하는 사람이라 동생이 사진을 부탁하니 가지 않을 수도 없고...

 

스트로보 촬영이라면 겁이 나는 이사람

실내에 빛이 제대로 들어오길 바라며 간 이질녀네 집은

벌써 정면에서 빛이 들어 오는 시간은 지나 버렸습니다.

 

스트로보를 터트려서 찍는 사진은 영 좋아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찍지 않을 수도 없고.....

 

실내촬영의 어려움과 백일 사진 촬영의 어려움을 동시에 느끼고 온 백일 촬영입니다.

스트로보를 터트려서 찍다보니 스트로보 자동 충전 시간 때문에 연속 촬영이 되지 않아 표정 잡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아이들은 순간순간 표정이 바뀌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초보 스트로보 촬영자에게 노출은 정말 잡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렇다고 자동 촬영 모드로 찍으면 노출이 부족하거나 오버가 되기 쉽고요.

역부족이지만 수동모드로 촬영을 했습니다.

스트로보를 천장으로 터트려 은은한 빛으로 촬영했습니다.

 

 

어쨋거나 사랑스럽고 의젓한 동생의 외손자와 함께 즐겁게 사진놀이를 하다가 온 날이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실내 촬영 기법을 익혀서 다음에는 더 멋진 사진을 선물해야겠습니다.

 

 

 

 

규방공예와 자연염색을 하는 동생이 외손자 백일을 위해 준비한 배경입니다.

손 바느질을 해서 만든 조각보와 모빌은 모두 명주에 천연염색을 한 작품입니다.

아름다운 색을 내기 위해 하루 종일 문지르고 비비고 치대는 염색과정을 거쳐

돋보기를 쓰고 섬세하게 한땀한땀 정성들여 바느질한 지 외할미의 정성을 이녀석도 분명 알것입니다.

 

 

 

 

처음부터 혼자 돌상 앞에 앉히기 걱정이 된 늙은이들,

일단 제 외할미가 안고 앉아 봅니다.

그런데 저 인상 좀 보세요.

처음으로 입어보는 한복에다 머리에 복건까지 썼으니 그 불편함이 오죽하겠어요.

그러나 이 의젓한 왕자님은 절대로 징징대지는 않습니다.

그냥 좀 불편하다는 표정일 뿐이지요.

 

 

 

 

인상이 별로 좋지 않음을 안 외할미가 추켜세워 봅니다.

이제 좀 기분이 괜찮은지 의젓하게 서있는 모습이 대감 감이지요?

 

 

입은 한복도 지 외할머니가 손수 지은 옷입니다.

안에 입은 옷은 오방장 두루마기 (색동의 색채 배합이 이루어져 있는우리나라 고유의 겉옷.

오방장은 연두색 길, 색동 소매, 자주색 무, 색동노랑 섶, 분홍색 안섶에 남색 깃과 고름을 단다.

 5가지 색을 모아 만들었다고 하여 오방장이라 한다.)

 

겉에 입은 옷은 자연염색에 손으로 누빈

전복(갑오경장이전에는 문관들이 편복으로 입었고 조선 말기에 초립동들이 두루마기 위에다 입었다.
남아의 돌이나 명절때 입었었으나 요즘에는 돌날의 정장으로 이용한다. 전복은 대개 복건과 같이 입는다.)
입니다.

 

 

 

 

조금 지나자 주변을 돌아보며 살짝 웃어주는 여유까지 보이네요.

 

 

 

 

기회다 싶어 혼자 앉혀 보지만 조금은 힘들어 보이네요.

 

 

 

 

할 수 없이 외할미가 뒤에서 붙잡고 얼르면서 찍으니 기분이 아주 좋아졌습니다.

 

그런데 요 상에 차린 백일 음식이 좀 빈약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으세요?

백설기나 수수팥떡도 없고 말이지요.

이 왕자님은 지금 지 에미가 며칠있다가 있을 전문의 자격시험을 준비하는 중이라 정신 없이 바쁘기 때문에

친할머니와 외할머니가 번갈아가며 돌보고 있답니다.

 며칠 전에 친할머니가 보던 날에 백일이었기에 백일 떡도 해주고 했지만 사진을 찍지는 못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외할미인 제 동생이 보는 날에 섭섭하니 사진이라도 찍자고 해서 갑자기 준비한 상차림이라 그렇습니다.

부모가 다 의사인 이 왕자님

나중에 지 부모들이 돌상을  근사하게 차려 주면 될 것 같습니다.

 

 

 

 

이제는 비스듬하게 앉아서 촬영을 즐기는 포즈까지......

 

 

 

 

상 위에 엎드려 놓아 봅니다.

힘이 들 텐데도 꿋꿋하게 버티는 모습이 대견한 이 왕자님

포즈도 최곱니다.

마치 포효하는 흑룡같지 않나요?

 

 

 

 

더 좋은 사진을 위해 계속 셔터를 눌러도 절대로 울지 않고 안간힘을 쓰는 이 왕자님,

이런 꿋꿋한 모습이 장차 이 왕자님의 삶의 방법을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 이 세상에 없어서는 안될 사람이 되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