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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의식이 살기 편한 도시를 만듭니다.

렌즈로 보는 세상 2013. 2. 3. 19:20

 

 

날씨가 며칠은 푸근해서 봄이 오는가 싶더니만 그저께 비가 내린 후론 쌀쌀해지더니

급기야는 오늘은 눈이 내리고 다시 깊은 겨울로 들어간 느낌이다.

올겨울 눈이 내리는 날은 거의 의성에 머물렀었기에

광명의 눈 내리는 날은 어떨까 싶어 길을 나서본다.

 

 

우리 아파트에서 내려다 보이는 광명시 광명4동 제일산부인과 뒷쪽은 아주 산동네라고는 할 수 없지만

대부분이 다가구주택인 그곳은 가파른  오르막이 있는 곳이라 눈 내린 날은 어떨까 돌아보기로 하고 집을 나서본다.

 

 

 

아파트 현관을 나서는 순간 경비아저씨가 눈을 쓰시는 모습이 고맙다.

우리아파트는 지난 번 폭설에도 눈을 빨리 치워서 그렇게 불편한 줄 모르고 지냈는데

이렇게 눈이 내리자마자 치우고 염화칼슘을 뿌리니 불편한 줄 몰랐던 모양이다.

 

 

 

올겨울 눈은 끝이 난 줄 알았던 아이들은 눈이 오가나 말거나 놀이터에서 노느라 정신이 없다.

아이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모두 같은 모양이다.

내가 어릴 적에도 저랬으니 말이다.

 

 

 

아파트를 나가서 길을 건너 제일산부인과 옆 골목으로 들어가보니

오르막을 오르 던 차가 멈춰서있다.

올라갈려고 애를 써보지만 안돼는지 부룽부룽 소리만 크게 들릴 뿐이다.

 

 

 

내가 눈이 살살 얼어있어 미끄러운 그 길을 설설 헤매면서  언덕을 다 올라온 후에 뒤를 돌아보아도

그 차는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걸 반복하지만 올라올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이런 때를 대비해서 동네사람들이 모여 눈이라도 치웠으면 좋을 텐데말이다.

대부분의 도시민들이 주중에는 출근을 해서 눈을 치울 시간이 없어서라고 생각을 할 수 있지만

오늘은 일요일 오후라 그 여러 가구원 중에 한 둘이라도 빗자루를 들고 나왔으면 이런 일은 없을 텐데 너무나 안타깝다.

 

 

 

언덕을 올라서서 반대쪽을 내려다 보아도 눈이 치워지지 않은 모습은 똑같다.

기온은 점점 내려가고 밤새 내린 눈이 얼어버리면

 내일 아침 학교에 가는 아이들이나 출근을 하는 어른들이 넘어지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것이란 말인가?

 

 

 

대부분이 다가구주택인 이곳은 자기 집 앞의 눈도 쓴 집은 거의 없다.

법으로도 자기 집 앞의 눈은 치워야한다고 정해놓았지만

법이 있으면 뭣하겠는가?

실천을 하지 않는데 말이다.

 

 

 

그나마 공공기관인 학교는 내일 아이들의 등교를 생각해서 눈을 치워놓았으니 다행이다.

 

 

 

 

기분 꿀꿀해하며 동네를 돌아다니는데

아하! 하는 탄성과 함께 눈이 환해지는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어르신들이 눈을 쓰고 계시는 풍경이다.

이 어른들은 어떻게 눈을 치우실까? 하고  물어보니  

두 어르신 다 단독주택의 주인이시다.

'그렇구나! 주인의식이 살기 편한 도시를 만드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 왜 혼자서 눈을 치우세요? 동네 사람들과 같이 치우시지요?"

하고 말씀을 드리니

"동민들이 함께 눈을 치워본 기억이 없어요. 나도 함께 치우자고 말해본 적도 없고요.

나도 골목은 엄두도 못 내고 내 힘 닿는대로 내집 앞이나 쓸어요."

라고 하신다.

 

 

 

눈 내리 동네를 돌아나오면서 생각해보았다.

다가구주택은 주인이 살아도 제일 윗층에 살거나 아예 주인이 살고 있지 않는 집이 많다.

그러니 거기에 사는 사람들은 주인의식이 있을 수 없다.

주인은 마당을 밟아보지 않으니 눈이 내린다는 감이 없고

세를 들어사는 사람은 주인이 아니니 치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주인의식이 없어진 동네

그런 곳이니 나라에서 아무리 법으로 정해 놓아도 눈이 내릴 때마다 불편함을 감내하며 살아갈 수 밖에...

 

이런 주인의식이 없는 것은 아무래도 단독주택이 많은 시골보다는 도시가 더한 것 같다.

지난 번 눈 내리는 날 의성읍의 풍경과 비교해보면 말이다.

 

 

 

<지난 번 눈 내리는 날의 의성읍 도동동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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