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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살금살금 오고 있네요.

렌즈로 보는 세상 2013. 2. 26. 08:27

 

 

광명의 고향같은 동네 옥길동을 어제 오후에  할 일 없이 어정거렸지요.

  푹해진 날씨에 장갑도 끼지 않고 슬슬 걸어다니며 살금살금 오고 있는 들녘의 봄을 잡아보고 싶어서였지요.

 

광명의 옥길동은 광명스피돔 옆에 있는 목감천을 건너가면 만나게 되는 동네지요.

다리를 건너면 마주보이는 동네에는 작은 공장들이 들어서 있는 마을이지만

왼쪽으로 꺽어서 들어가면 넓은 들판이 나오지요.

그 들판에는  비닐하우스가 사계절 눈처럼 뽀얗게 펼쳐져있지요.

 

 

 

슬슬 걸어서 옥길천이 있는 쪽으로 올라가 봅니다.

아직 잔설이 남아있지만

일터로 나온 주인을 기다리는 자전거가 따사로운 이른 봄 햇살에 느긋하네요.

 

 

 

자전거는 느긋하지만

주인은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채소들을 돌보느라 동동거리는 발걸음이 빠쁘기만 하네요.

 

 

 

주인의 뒤를 따라 비닐하우스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후끈거리는 하우스 안에서 '청경채'가 초록이 짙어지고 있네요.

 

 

 

 

긴 겨울 목을 움츠리고  봄을 기다리던 '미나리'도 기지개를 켜고 키재기를 하는 모습이 너무도 귀엽네요.

요런 키재기라면 매일 봐도 행복할 것 같네요.

 

 

 

또 다른 하우스에서는 겨우내 채소들을 덮어주었던 이불을 벗겨내느라 정신이 없는 농부들의 모습이 분주하네요.

이제 이 채소들도 이불 걷어 재끼니 하늘을 향해 쑥쑥  일어날 준비를 하겠지요.

 

 

 

이 '근대'는 벌써 형들을 세상으로 보낸 것 같네요.

종아리가 성큼한 걸 보니까요.

이곳에는 진작에 봄이 왔는가 보네요.

 

 

 

 

옆 동의 '아욱'도 벌써 인물이 훤하네요.

이제 밥상에 오를 준비를 완전히 끝낸 모습이 너무도 사랑스럽네요.

 

 

 

비닐하우스에서 빠져나오는 물이 쭉쭉 잘 빠지게 물길을 터주는 것도 봄을 맞는 농부가 해야할 일 중 큰일이지요.

발로 꾹국 누르면서 논둑을 다지는 모습에서 올 농사도 대박이 날 것 같네요.

 

 

 

얼마전에 씨를 뿌린 '봄 배추'가 생글생글 웃으며 자라고 있는 모습도 그림입니다.

이런 모습을 바라보는 저도 생기가 돕니다. 

이래서 들길을 나섰는지도 모르겠네요.

 

 

 

'쑥갓'도 일찍 몸을 추스린 것 같습니다.

들판보다 일찍 찾아온 봄을 어떻게 알았는지....

 

 

 

하우스 밖에는 올 농사에 쓸 비료가 산더미처럼 쌓였네요.

이제는 화학비료가 아닌 가축분으로 만든 퇴비를 뿌려주네요.

이런 거름이라면 우리의 밥상도 더 튼튼하고 건강해질 것 같은데요.

 

 

 

또 다른 하우스 안에서는 봄을 따는 사람들의 손놀림이 바쁘네요.

북적거리며 수북하던 잎들을 따 낸 자리는 보기에도 시원하네요

 

 

 

깔끔하게 잎을 따낸 상추

싱싱하게 쌩긋거리는 상추는 이보다 더 아름다운 꽃이 없다 싶네요.

 

 

 

상추도

일하는 사람도

그림이 되는 옥길동의 이른 봄은 그렇게 살금살금 걸어오고 있었지요.

 

 

 

우리의 건강하고 풍성한 밥상을 향해서요.

 

 

 

손수레 가득 수확한 채소를 밀고 오는 아주머니는 여유롭습니다.

풍성한 수학을 한 후라 그 걸음은 더 여유롭네요.

 

 

 

그렇게 옥길동의 들판에는 살금살금 걸어오는 봄을 맞는 농부들과 채소들로

겨울은 슬슬 뒷걸음질을 치고 있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