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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경이 따로 없는 눈 오는 날의 의성 고운사

렌즈로 보는 세상 2013. 2. 13. 07:49

 

 

설 명절을 보내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고 피로한 연휴를 보내고,

어디 바람이라도 쐬러 나가자는 아들과 딸의 성화에 못이기는 척 따라 나선 어머님과 함께 간 곳은

눈 내리는 의성 고운사다.

 

오랜만에 찾은 외로운 구름이 머문다는 절 고운사는

펄펄 바람 타고  휘날리는 눈발 속에서 

선경이 따로 없는 멋진 풍경으로 우리 가족에게 행복을 선물한다.

 

 

 

<등운산 고운사>란 현판을 품은 새 일주문.

대한불고 조계종 제16교구 본산이란 이름에 걸맞은 일주문이 웅장하다.

 

고운사는 신라 신문왕 원년(서기 681년)에 해동 화엄종의 시조이신 의상대사께서 창건하신 사찰이다.

 부용반개형상(연꽃이 반쯤 핀 형국)의 천하명당에 위치한 이 사찰은 원래 高雲寺였다.

신라말 불교와 유교ㆍ도교에 모두 통달하여 신선이 되었다는 최치원이 여지ㆍ여사 양대사와 함께

가운루(경북 유형문화재 제151호)와 우화루를 건축한 이후 그의 호인 孤雲을 빌어서 孤雲寺로 바뀌게 되었다.

 

 

 

일주문을 지나 선문을 들어서니 터널을 이루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오래 된 절임을 말해준다.

 

 

 

지금의 일주문이 생기기 전의 일주문.

아담한 크기지만 아름드리 기둥이 받치고 있는 다양한 모양과 색깔의 공포가 아름답다.

 

 신년 기도가 시작하는 날이라서 그런지 눈이 내리는 날인데도  일주문 주변에는 차들이 많다.

 

 

 

일주문을 자나자 바로 왼쪽에 고운사 안내도가 있다.

고운사는 조계종 제16교구의 본사로

의성, 안동, 영주, 봉화, 영양에 산재한 60여 대소사찰들을 관장하고 있는 절 답게 등운산 품에 많은 전각들을 간직하고 있다.

 

 

 

일주문을  지나고 나면 만나게 되는 사천왕상이 웅장한 천왕문

 

 

 

천왕문에서 마음을 가다듬고 들어가면 왼쪽에 있는 고불전

 오래된 석불을 봉안해놓은 아주 작은 전각으로 그 요철 모양의 구조가 특이하다.

 

 

가운루(시도유형문화재 151)

고운 최치원이 지었다고 하는 누각이며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건축물 중의 하나로 꼽힌다.

계곡위로 돌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다시 나무기둥을 세워 건물을 지었다.

 

 

 

가운루 안의 천장에 가득한 시래기 양이 대단하다.

이 시래기의 양으로도 고운사의 규모를 알 수 있다.

 

 

 

가운루를 지나면 만나게 되는 범종각의 사물들

이런 날 사물의 소리가 들린다면 절에 온 사람들의 마음을 깨끗이 씻어줄 것 같다.

 

 

 

고운사의 대움보전

 

고운사도 옛날보다는 많은 전각들을 지었지만

그 건물들의 배치나 규모가 거부감을 주지 않는 게 다행이다. 

 

 

 

대웅전 앞을 지나 계단을 올라가면 만나게 되는 고운사 삼층석탑(경북 문화재자료 제 28호)

부서지고 깨어져서 더 정이 가는 모습이 좋다.

탑의 왼쪽에 있는 전각이 나한전이다.

 

 

 

고운사의 나한전에 있는 16 나한들은 그 모양이 특이하다.

앙증맞고 귀여운 모습이 마치 인형과도 같다.

 

 

 

 나한전 옆의 사립문을 열고 들어가면 선방이 있다.

이런 눈 오늘 날의 스님들은 어떤 생각을 할 지 궁금하다.

 

 

 

극락전 옆에서 아름다운 담 너머로 멀리 바라본 약사전

 

 

 

약사전에는 도선국사께서 조성하신 석조 약사여래불(보물 제246호) 을 모셨다.

균형잡힌 몸매와 인자한 상호, 비교적 완벽한 보존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고운사의 모든 불상 가운데 가장 오래 되었다.

 

 

 

 

삼성각 옆에서 바라본 연지암 너머로 고운사의 전각들이 보인다

 

 

연수전(경북 문화재자료 제444호)

연수전은 극락전과 함께 고운사 경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눈에 띄는 오랜 된 전각이다.

연수전은 최초에 영조가 내린 왕실의 계보를 적은 어첩(御帖)을 봉안하던 건물로 현재의 건물은 고종이 새로 지었다.

임금의 장수를 기원하던 곳으로 우리나라 사찰에서는 볼 수 없는 건축형태와 벽화를 볼 수 있다.

 

 

 

 

고운사에서 연수전과 함께  오래 된 전각인 극락전

현재의 대웅전을 짓기 전에 법당으로 쓰던 유서 깊은 건물로 소박하면서도 단아한 모습이 좋다

 

 

 

극락전 옆에 예전에 요사채로 쓰던 건물의 대문을 들어서니 이런 풍경에 눈이 번쩍 뜨인다.

겨울에 밀짚모자를 쓰고 눈을 쓰는 모습을 절집이 아니면 어디서 만날 수 있을까 싶다.

 

 

 

고운 최치원이 지었다는  우화루 측면 벽에 그려진 호랑이

조선 중기에 그려진 그림으로 어디서 보던지  눈이 항상 사람을 주시하는 특이한 기법의 그림으로 유명하다,

 

 

 

아직도 군불 지피는 방이 많은 고운사는 장작더미도 많은 절이다.

 

 

 

 

템플스테이도 받는 고운사는 새로 지은 체험관이 깨끗하고 편리하다는 것을 해우소를 보면 알 수가 있다.

 

 

 

 

왼쪽 건물이 템프스테이를 하는 건물이다.

아름드리 나무가 보이는 산 속의 절집에서의

사찰음식 체험과 청국장 만들기 체험,

사물놀이 체험과 참 나를 찾아가는 참선체험을 하는 템플스테이는 생각만해도 기분이 좋다.

 

 

 

 

눈 내리는 고운사의 설경과 전각들에 푹 빠졌다가 나오는 길에 일주문을 지나자마자 이런 곳이 보인다.

세계최초 고운사 법계도량.

왼쪽에 있는 문을 들어가서 비로자나불을 돌아서 나오는 길이 아직은 어설픈 모습이지만

세월 지나면 세계최초란 말에 어울릴 모습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고운대암 앞의 정료대(한밤 중 법회 때 관솔불을 피워올려 놓던 곳)

 

눈 내리는 고운사 정료대의 모습이 꼿꼿하다.

이 정료대의 모습처럼 고운사도 후대까지 길이 남아 우리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줬으면 하고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