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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학자수, 출세수, 행복수인 '도서동 회화나무'

렌즈로 보는 세상 2013. 3. 25. 07:08

 

어릴 적 우리집 마당가에는 100년은 넘은 것 같은 큰 회화나무가 있었지요.

여름이면 눈처럼 하얗게 떨어지는 꽃이 인상 깊었지만

그 나무가 거기에 서있는 이유는 모르고 자랐지요.

 

결혼을 하고 안동에 와서 살면서 주변에 있는 하회마을이나  온혜마을,무실마을, 가일마을, 소산마을, 내앞마을, 오미마을 등

수많은 안동의 유서깊은  마을을 구경 다닐 때

종가나 고택 마당에는 어김없이 회하나무가 있는 걸 보고

"왜 종가나 고택에는 화화나무가 많으니껴?"

라고 어른들께 여쭈어보았지요.

 

어른들은

"옛날부터  화화나무를 학자수, 출세수, 행복수라고 부르며 집안에 행복을 부른다고 생각하였고

그래서 집 안에 회화나무를 심었니더."

라고 하셨지요.

 

그 말씀을 듣고 어려운 환경에서도 아들이 선비가 되기를 바라며 독선생을 두셨다는 할아버지의 자식 사랑이

집으로 들어오는 입구에 회화나무를 심으셨으리란 생각을 했습니다.

 

오늘은 그렇게  좋은 뜻을 지닌 오래된 회화나무가 의성읍 도서동에 있어서 소개합니다.

 

  

경상북도 기념물 제2호인 '도서동 회화나무'는

우리 남편이 어렸을 때는 아무런 보호망이 없어서 많이도 오르내리며 놀았다는데

지금은 철망으로 둘러쳐져 보호하고 있어서 다행이네요.

 

 

나무 아래에는 도서동 회화나무에 대한 안내판이 세워져있네요.

참 대단한 나무지요?

1972년 발간된 <보호수지>에 전국에서 360건의 화화나무 중에서도 단연1위라고하니요.

나이가 600살이 넘었고 나무 높이는 18m,

밑둥치 둘레는 153m, 가슴 높이 둘레는 10m랍니다.

 

 

600년이란 세월을 견뎌온 이 회화나무는 지금은 세월의 무게를 좀 힘들어하네요.

썩은 부분을 치료하고 특수한 시멘트로 바른 다음  싱싱한 가지를 지탱하지 못할까봐

쇠로 만든 지주까지 받쳐 놓아서 안쓰럽네요.

 

 

 

회화나무는 우주의 상서로운 기운을 끓임없이 받아들여 인간에게 전해주는 나무이며

회화나무가 있는 곳에는 반드시 상서로운 기운이 서려있고 재물이 모인다고 하고,

장사하는 사람이 집안에 화화나무를 심으면 손님이 들끓게 되고

공부하는 사람이 집안에 회화나무를 심으면 문리가 트인다고 하는 나무지요.

 

앞으로 이 도서동 회화나무도 오랫동안 살아서 우리 의성읍에 그런 상서로운 기운을 불러왔으면 좋겠네요.

 

 

 

도서동 회화나무는 키보다 뿌리가 있는 밑둥치 부분의 둘레가  더 크지요.

'뿌리깊은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는 말이 실감납니다.

이런 뿌리가 튼튼하게 자리잡고 있으니 600년이란 세월을 견뎌왔겠지요.

앞으로 이 뿌리의 힘과 우리의 노력으로 이 나무를 오랫동안 보았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