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전시

새로운 표현영역이 돋보이는 SILL - 박하나展

렌즈로 보는 세상 2013. 4. 5. 07:37

 

 

나는 인사동에 가면 갤러리 토포하우스를 들리길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지하 1층에 있는  1관을 가장 좋아한다.

내가 전시를 했던 공간이기도 하지만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에서 바라보는 작은 공간

그 공간을 적절히 활용해서 작품을 빛나게 하는 작가들의 센스 때문이다.

 

 

이번 전시도 예외가 아니다.

일층에서 내려가면서 정면에 보이는 공간에 시선을 끄는 작품이 조명을 받아 빛을 발한다.

섬유미술가 박하나SILL전이다

 

 

 

안으로 들어가 본다

내가 좋아하는 편안한 갈색계열의 색상이 주를 이룬 전시장은 중후한 아름다움을 풍긴다.

 

이런 멋진 전시를 하는 박하나 작가는 누구인지 알아 본다

 

 

홍익대학교 대학원 디자인공예학과 박사수료

콘스트팍 스웨덴 국립 종합 예술대학교

미술학 학사 및 석사(Konstfack University college of arts, crafts and design, B.F.A., M.F.A)

개인전10회 (한국, 스웨덴, 일본)

국내외 다수의 단체전

2012 From Lausanne to Beijing

제7회 국제섬유비엔날레 우수상

현재 홍익대학교, 단국대학교 출강

내 눈에는 아직 젊디 젊은데 개인전을 10회나 하다니

부럽고 부러울뿐이다.

 

 

조금더 가까이 들어가 본다.

마치 천연염색작품을 보는 것 같은 자연스럽고 풍부한 색감이 조명을 받아서 빛이 나면서 반짝인다.

 

 

 

 

더 가까이 가 본다

섬유는 섬유인데 일반적인 천연섬유가 아니다.

 

 작품 제작 과정에 대해 작가 박하나씨께 물어본다.

 

동(銅)선으로 편물기를 이용해서 직접 천을 짜고(knit)

스테인리스스틸메쉬 위에 토치(금속 따위의 절단이나 용접에 사용하는 버너) 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입체감을 주기위해 공간을 두고 레이어했고

dtp천도 함께 응용했습니다.

 

젊은 여성이 대단하다

직접 용접기를 들고 그림을 그려 이렇게 아름다움을 표현하다니....

기존의 섬유미술과는 또 다른 작품을 위해 작가의 노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미술평론가 황 인

SILL - 박하나展 대해 말한다

 

 

섬유는 기다란 선이다. 그선들은 서로 계기적 교차를 거듭하면서 평면의 직물의 상태로 직분된다.

그리고 평면의 직물은 사람의 몸을 감싸려는 입체의 공간으로 향하려 한다.

선, 평면, 입체의 수순, 이는 섬유미술이라는 장르에 주어진 질서이자 동시에 기하학적 공간의 질서이기도 하다.

모든 예술은 최종적으로 표현을 수반한다.

그런데 섬유미술의 고민은 섬유가 가진 공간적인 질서와 예술로서의 표현이 따로 분리가 잘 안 된다는 데에 있다.

질서와 표현은 서로 대치되는 개념이다.

화의 경우 레이어(layer)라고 하는 표현의 층은 천의 층위를 무시하거나 이면으로 감추어버린다.

이럴 경우 천으로 된 캔버스는 단지 표현층의 레이어를 위한 지지체로서의 역할로 만족하고 만다.

물론 슈포르 슈르파스의 경우처럼 캔버스 상층의 표현부위와 하층의 평면 지지체(천)가 똑

같은 표현의 강도와 지위로 드러난 적도 있긴 하나 그건 어디까지나 작은 흐름에 속한다 할 것이다.

 

그런데 섬유미술의 경우는 회화에서처럼 레이어라는, 실재이면서 동시에 가상적이기도 한 층위가 인정되지 않으며 대신 섬유 혹은 천 그 자체가 전면적으로 표현의 주체로 나설 수밖에 없는 불편한 상황에 직면하고 만다.

이 경우 질서와 표현의 층위는 서로 엉켜버리고 마는 사태를 맞이하게 된다.

박하나는 이제까지 섬유미술에 주어진 통념적인 질서를 살짝 비틀었을 때

비로소 드러나는 새로운 표현의 영역과 가능성을 탐색하고 확보하려는 작가다.

 

 

 

 

 

박하나, sill03, Stainless Steel Mesh, Machine Knitting with Copper Wire, 60x47x5cm, 2012

 

 

박하나씨의 SILL전에서는 섬유가 액자 속에서 다시 작품으로 태어나는 작업들이 많다.

반짝이는 동으로 짠 섬유가 보이는 작품,

자기만의 섬유미술을 위해 고민하고 불의 강약을 조절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그런 작가의 노력이 관람자들로 하여금 작품 앞에 오래도록 서있게 하는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공간에 설치된 작품

전시장 속의 또 다른 비밀공간이다.

작가의 이곳 디스플레이도 예술이다.

모든 작품은 작업자체도 중요하지만 전시장의 이런 디스플레이가 작품을 완성한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한다.

 

 

 

이번 전시에는 박하나 작가의 감각적인 드로잉 작품들도 전시되고 있다.

 

 

 

  

한 작가의 섬유미술에 대한 새로운 표현 영역과 탐색이 관람객의 감성을 풍부하게 해주는

박하나의 전시일정이다.

 

전시작가 박하나(Park Hana)
전시일정
2013. 04. 03 ~ 2013. 04. 09
관람시간
Open 10:00 ~ Close 18:00
(주말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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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포하우스(TOPOHAUS)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84
T. 02-734-7555
www.topoha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