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전시

미술관 밖 미술-조각가 박충흠의 '무제'

렌즈로 보는 세상 2013. 4. 18. 07:08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미술관에 가면 늘 미술관 앞마당에 있는 독특한 조각 작품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조각가 박충흠 작가'무제' 란 작품이다.

 

 

 

 

네모나 세모꼴로 잘라낸 동판 조각들을 용접으로 이어 붙인 다양한 형태의 작품들은

미술관의 오래 된 건물과 조화를 이뤄 더 빛을 발한다.


 

박충흠 작가는 1946년 황해도에서 출생하고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대학원 조소과를 졸업, 프랑스 파리 국립미술학교를 수학했다.

서울대 대학원 재학시절 이미 국전 입상으로 유명세를 탔고

프랑스 파리국립미술학교 유학 후에는 동년배들보다 이른 나이에 대학교수(이화여대) 자리를 잡아 부러움을 샀던 중견 조각가이다.

 

 

 

 



 

 

 

스스로 ‘땜쟁이’라고 말하는 조각가 박충흠 작가는

수많은 금속조각을 땜질해 대형 구, 삼각뿔 등의 형상을 만들고 이어 붙인 무수한 금속조각들 틈새로 빛이 넘나들며

작품 자체와 공간이 상호 소통한다는 공간미학의 결정체를 연출한다.

 

 

 

 

 

 

 

 

 

 

박충흠 조각의 특징은 조각들을 이어 붙일 때 그물처럼 작은 틈들을 낸 것.

그래서 그의 야외작품은 한낮의 햇빛이 그 작은 틈을 통해 잘게 부서져 쏟아지면서

어느 덧 따가운 햇살이 부드럽고 오색찬란한 빛으로 변해 관람객들을 매료 시킨다.

차가운 금속이 공간과 빛을 새롭게 창조해낸다.


 

 

 

 

 

 

흔히 조각 작품은 공간을 단절하고 가르기 십상이다.

그러나 박충흠 작가는 조각 작품을 땅과 하늘, 안과 밖을 이어주는 대상으로 탈바꿈시켰다.

 

 

 

 

 


'작품에는 여유와 여백, 관용, 자비, 공경, 그리고 생명력을 함축하고 있는 수많은 틈들에서 형성하는 긴장감과 더불어

상생기류가 흐르는 틈 사이로 발산되는 빛은 안과 밖,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단절에서 소통을 추구하는 작가의 염원이 깃들어있어

관람자들에게 단단한 물질-금속으로부터 천체의 빛을 향하는 초월적인 정신-즉

<물질로부터 비물질적 세계로>의 전이가 이루어지는 경이로운 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고 하는 어려운 이야기를 듣지 않아도 

 

 

 

비록 조각이 생소한 관람객이나 어린이들도 사람과 하늘, 땅이 하나로 소통한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그 공간에 들어서면 잠시 명상의 시간이 오는 것도 함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