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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동굴 그 신비의 문이 열리다-광명가학광산동굴

렌즈로 보는 세상 2013. 4. 19. 07:56

 

 

광명에 와서 생활한지가 벌써 3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광명의 구석구석을 많이도 다녔지만

 광명시의  숨겨졌다가  찾아낸 보석 가학광산동굴은 

제가 사는 곳과는 좀 먼 외곽지에 있다는 핑계로 선뜻 마음을 내지 못하고 그 명성을  이야기로만 듣고 있었습니다.

 

특히 올해 4월 1일 개장을 하면서 발표한

 '2011년 시민들에게 개방된 수도권 유일의 동굴유원지인 가학광산동굴이

현재까지 12만여명의 탐방객이 찾는 명소가 되고 있다.'
는 이야기를 접했을 땐

시민필진인 내가 그 12만명에도 들지 않았다는 게 부끄럽기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올 봄에는 꼭 가리라 다짐을 하고 있는데

그 기회는 우연찮게 빨리 찾아왔습니다.

 어제 광명시 시민필진들과 홍보실 직원들의 봄소풍으로 그곳이 낙점되어 다녀왔습니다. 

 

광산이라고는 석탁박물관에서 보았던 검은 광산만 머리에 떠오르는 이사람

출발하기 전부터 가학광산의 모습이 궁금해서 상상을 해보았지만 보지 못한 곳이니 떠오르는 모습도 선명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막연한 궁금증만 안고 출발했습니다.

 

 

 

 

 

 

오전 11시가 거의되어서 필진님의 차에 동승하여 가학동 광명자원회수시설 마당에 주차를 시키고

 걸어서 올라가는 길을 걸으면서도 너무도 조용한 분위기라 누가 구경 오는 사람들이 있을까 싶어하면서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올라가 보니 웬걸요,

벌써 동굴탐험을 하고 나오는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재잘거리며 해설사의 마지막 설명을 듣는 모습에서 동굴체험이 재미있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가학광산동굴은 아침 9시부터 30분 단위로 해설사 인솔로 설명을 들으면서 돌아볼 수 있게 되어있었습니다.

먼저 도착한 우리는 다른 분들이 올 때까지 동굴 밖에서 이곳저곳을 둘러봅니다.

 

현황판을 보니 1912년부터 1972까지 광산을 했으니

일제강점기 때부터 산업화가 이루어지던 때까지 무려 50년 동안을

금, 은, 동, 아연들을 생산한 모양입니다.

 

이제 광산의 그림이 그려집니다.

가학광산은 검은 광산이 아니라 돌이 좀 반짝거리는 모습일 것 같다는 그림말입니다.

 

 

 

 

 

입구에서 이것저것을 돌아보고 있는데 지팡이를 짚고 어깨띠를 두르고 계신 어른이 보입니다.

가학광산이 활발하게 채광을 하던 60년대 초반부터 문을 닫을 때까지  광부를 하셨던 이종묵(78)어르신입니다.

웃으시는 얼굴에 난 주름 사이사이에는 광산에서 일하시던 때의 이야기가 많이 녹아있습니다.

 

"나는 광산 바로 아래 동네인 도고촌에서 나고 자라서

가학광산에 들어와서 채광기 기사도 하고, 굴진작업도 하고, 광따기 작업 등 닥치는 대로 일했지.

착암기로 구멍을 뚫고 다이너마이트를 넣고 불을 붙여서 발파하는 작업도 내가 했지.

여러 개를 함께 하다보면 뒤에 불 붙이는 일이 끝나지 않았는데 먼저 불 붙인 게 터지면 그냥 같이 죽는거지.

그래도 안정된 일자리라서 좋았는데

광산이 문을 닫게 되어 먹고 살기 위해 동대문 평화시장에 가서 물건 배달일을 하다가 나이 들어 쉬고 있었지,

그러다가 광산이 다시 관광지로 개발되고는 여기와서 일을 보고 있지."

 

부디 오래도록 가학산광산동굴을 보러 오는 사람들에게 광산의 이야기를 들려주시길 빌며

맛있는 점심을 먹고 광산체험을 들어갑니다.

 

 

 

 

동굴 입구로 들어서면 바로 요런 안전모를 쓰고 들어갑니다.

뭐니뭐니해도 동굴 탐험에서 가장 신경써야할 부분은 안전이지요.

 

 

 

 

 

안전모를 쓰고 들어가자 바로

'황금동굴 그 신비의 문이 열리다.'

'광명의 꿈 가학광산동굴 동굴 최초 3D영화 상영'

이라는 화려하고 눈에 띄는 전광판이 금, 은, 동, 아연,을 캐던 광산에서 관광지인 동굴로 다시 태어났음을 알려줍니다.

 

 

 

 

 

 

 

동굴로 관광객들을 인솔해서 들어간 해설사는 첫 갈림길에서

일제강점기에 채굴을 시작한 가학광산에서 채굴된 원광석은 일본으로 보내져서 가공하여 다시 우리나라로 수입하는 과정 등을 가미한

가학광산의 전반적인 역사와 지금의 동굴로 개발된 과정을 이야기합니다.

 

 

 

 

 

지하 400m까지 이어진다는 길고 가파른 갱도를 따라  들어가는 관광객들의 모습은 마치 SF 영화의 한 장면과도 같습니다.

서늘하고 적당하게 어두컴컴한 동굴,

다소 으스스함이 풍기는 동굴을 시간을 두고 단체로 들어가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긴 계단을 내려가는 중간쯤에서 만나게 되는경기도 일대에서 가지고 온 생새우를 젓갈로 발효시킬 때 쓰던 드럼통이나 도구들이 보입니다

새우젓이라면 광천젓이 유명한데 이곳 가학광산에서도 새우젓을 발효시켰다니 놀랍습니다.

경기도 일대라지만 주로 소래포구에서 가지고 온 생우를 발효시키던  새우젓 발효는

가학광산이 폐광된 이후1978부터라고  하니 드럼통이 이렇게 삭은 모양입니다.

 

 

 

 

 

안내판에 상세하게 적혀있는 가학광산과 새우젓에 얽힌 이야기는

가학광산에서 숙성된 새우가 최고의 맛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옛날 새우젓 명산지의 면모를 다시 찾고자하는 일환으로

광명시와 소래포구 젓갈상인회는 올 4. 11에 다시 새우젓을 숙성시키자는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부디 그 명성을 찾는 날까지 이 공간이 제대로 활용되기를 바라며 가까이 들어가 봅니다.

 

 

 

 

 

 

굴 안에서는 새우젓과 광명 막걸리를 발효시키는 모습이 보입니다.

새우젓도 새우젓지만 방금 점심을 먹고 들어온지라 마른 목에 저 막걸리를 한 잔....

생각만해도 속이 시원합니다.

 

 

 

 

 

동굴 안에는 가학광산에서 캐내었던 금, 은, 동, 아연이 섞인 원석이 전시되어있습니다.

사진에서는 제대로 표현되지 않았지만 돌에서 반짝반짝 빛이 나는 것들이 보이더라고요.

아주 작은 점처럼 보이는 것에서 보석들을 찾아내었으니 그 제련과정도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학광산 당시 광부였던 이종묵씨가 그렇게 힘들게 발파작업을 했던 다이너마이트를 넣었던 구멍도 군데군데 보입니다.

보는 것만으로 겁이 나는데 이 밀폐된 공간에서 폭파작업을 직접했던 사람들은 두려움은 오죽했을까 싶습니다.

 

 

 

 

 

드디어 입구에서 말했던 3D 영화관입니다.

동굴에 앉아서  보는 영화, 생각만해도 멋지지 않습니까?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단편영화들을 상영한다고 합니다.

 

 

 

 

 

동굴 영화 상영의 인기에 힘입어 시는 지금 저 커텐 너머에 300석의 영화관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답니다.

앞으로 그 300석의 자리에 사람들로 가득한 날을 생각하니 기분이 좋습니다.

 

 

 

 

 

 

동굴 안의 미로 같은 갱도들은 어느 곳을 둘러보아도 그시절의 채광의 모습들이 녹아있는 하나의 작품입니다.

갈래갈래 갈라진 채광을 하러 가던 길이나,

광명시 하안동이나 소하동에서 일을 하러 오던 광부들이 드나들던 길이나 ,

아니면 통풍을 위해 뚫어놓았던 길이나

모든 길은 지금 구경을 간 사람들에게는 모두 아름다운 작품으로 보입니다.

 

 

 

 

 

 

 

 

조금은 위험하긴 하지만

한 시간 정도를 오르내리며 이야기를 들으며 둘러보는 가학광산동굴은

이렇게 부츠를 신고도 다닐 수 있게 정비가 잘 되어있습니다.

 

 

 

구름산을 거쳐 가학산을 넘어 동굴로 오는 등산객들이 평일인데도 끊이지 않습니다.

무료로 광산체험도 하고 영화도 볼 수 있으니 당연한 일이겠지요.

 

 

 

 

 

가학산 동굴에 오면 어디 동굴 구경뿐이겠습니까?

야외공연장에서는 흥겨운 공연을 계속하고 있으니

지금부터 사람들의 발길은 더  잦을 것 같습니다.

 

시민필진들과 시청 홍보실 직원들이 함께 간 봄소풍지에서 광명의 또 다른 명소인 가학광산동굴을 둘러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가 왔습니다.

일행들을 따라 다니느라 제대로 된 사진도

나만의 눈으로 보는 감상도 할 수 없던 것이 아쉬웠지만 말입니다.

 

가학광산동굴은 지금도 멋진 관광지로의 탈바꿈을 위해 개발이 되고 있습니다.

모쪼록 광산의 모습은 제대로 살리면서 구경 오는 사람들은 편안하고 즐겁게 놀다가 가는 공간으로 태어날 수 있었으면 하고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