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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주렁주렁 열리는 그날까지 그녀들의 한국어 공부는 계속된다.

렌즈로 보는 세상 2013. 4. 30. 06:44

 

 

완연한 봄바람이 살랑거리는 요즈음 그 봄바람을 타고 아름다운 소식이 들려옵니다.

 광명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진행하는 결혼이주여성들의 한국정착을 돕는 프로그램인 광명행복나무교실의 한국어교실 소식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 소식을 따라 우리나라에 안정적이고 행복하게 정착하고자 광명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심히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는  아름다운 여성들을 만나고 온 글을 올립니다. 

 

 

 

광명 종합사회복지관이 운영하는 광명행복나무교실 하하 프로그램

우정사업본부 광명우체국의 지원을 받아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결혼이주여성들의 안정적이고 행복한 정착을 돕기위한 프로그램입니다.

 

그렇게 지원을 받아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니

한글교실, 월별생활문화체험, 지역탑방프로그램, 한국어능력시험응시, 한국무용, 컴퓨터, 에어로빅 등

 이 모든 프로그램을 수강료 없이 없이 무료로 진행됩니다.

 

하하(HAHA) 프로그램은

Happy And Hope Acedemy의 약자라니 상상이 가는 프로그램이지요?

이 프로그램을 듣는 수강생들은 행복과 희망으로 가득한 앞날이 보장될 것 같지 않나요?

 

 

 

한국으로 시집 온 이주여성들이 한글 익히기에 한창입니다.

 

행복나무 하하프로그램 한국어교실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강의가 개설되어있습니다.

초급은 오전 10~12시,

중급은 13~15시에 강의를 합니다.

 

 

 

 

 

 선생님은 열정적이고 학생들은 열과 성을 다하는 즐거운 수업인 한국어교실의 학생들은

베트남, 중국, 필리핀, 일본,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자라 결혼을 하면서 한국으로 이주한 여성들입니다.

고국을 떠나 머나먼 타국인 이곳 광명에 정착한 결혼이주여성들은

타국생활의 어려움을 서로 나누며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이곳이 교육의 장이자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과 만남의 장이기도 합니다.

 

 

 

이 학생들의 표정 보이지요?

기존의 교실과는 너무 다른 풍경이지요?

학령을 따라 억지로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은 기존의 교실과는 분위기부터 다릅니다.

한눈을 파는 학생들이 전혀 없습니다.

 

늦게 하는 공부인데다
빠른 정착을 돕는 한국어 공부라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약간은 서툰 억양이나 발음이기는 하지만 발표를 하는 여성들의 말에서는 열정이 풍깁니다.

나이 들어서, 아이를 두고와서 하는 공부이다보니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선생님의 어려운 질문에도 머뭇거림이 없이 자신의 생각을 말합니다.

 

 

 

오늘 수업인 경음과 연음에 대한 자기 주변이야기를 하는 학생들은 또렷하게 뜻을 말로 전달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정확하게 발음하기 어려운데 말입니다.

제가 갔던 수업이 오전에 하는 초급반 수업인데 정말 대단한 학생들입니다.

 

 

 

 

이렇게 된소리로

"나는 오늘 점심에 스테이크를 먹꼬 싶찌만 학쌩이라 돈이 없써서 못먹어요."

라고 말입니다.

대부분의 여성들이 1 년이나 몇 개월 한국어교실을 다녔다는데 이정도의 실력이라니 정말 대단합니다.

 

 

 


글씨도 삐뚤삐뚤하지 않고 반듯하게  한자, 한자 정성스럽게 받아씁니다.

마치 이렇게 꼭꼭 눌러써야 제대로 된 한국정착이 이루어질 것 처럼 말입니다.

 

 

 

학생들은 수업 중 선생님의 질문에도 자기와 자기나라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연음 법칙에 대해서 선생님이 한 질문에 대한 대답에서도 말입니다.

"지금 한국에도 꼬치 한창이지만 내가 살던 고향도 꼬치 많은 곳입니다."

이렇게 공부도 하고 내가 사는 이야기도 하면서 수업은 진행되었습니다.

 

 

 

첫째시간이  끝나고 잠시 쉬는 시간,

3년 전에 한국남성과 결혼을 해서 이주한 캄보디아에서 온 '리다 비(26)'씨를 만나보았습니다.

아직 어리디어린 아기씨같은데 벌써 18개월 된 아들이 있답니다.

 

몇 가지 궁금한 것을 물었더니 조금은 어눌한 우리말로 이야기를 합니다.

 

"3 년 전에 한국에 처음 왔을 때는 말도 못해서 너무 심심하고 힘들었어요.
그런데 1년 전부터 복지관에 나오면서 너무너무 즐거워요.

복지관에서 생일파티도 하고, 한국무용도 배우고, 한국어도 배워서 진짜 좋아요.

그 중에서도 우리 아들 어린이집 가정통신문을 제대로 읽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제일 좋아요.

한국어를 배우기 전에는 그걸 이해를 못해서 준비물도 잘 몰랐거든요.

나중에 한국어를 잘하면 한국어 통역사가 되고 싶어요.

광명종합사회복지관의 선생님과 직원분들이 도움을 많이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마지막으로 한국에 대해 물어보았더니 잠시 쉴 틈도 주지않고 바로 대답합니다.

 

"자유롭게 안심하고 살수 있어서 좋아요. 또 사계절이 있어서 너무 아름다운 나라라서 좋아요."

 

'리다 비'씨는 질문을 하면 대답을 정말 즐겁게 해줍니다.

이렇게 말 잘하는 새색시가 처음 한국에 와서 말이 하고 싶어도 할 줄 몰라서 못했으니 얼마나 답답했을까 싶습니다.

이제 글을 배워서 점점 우리말에 익숙해지면

한국어 통역사가 되고자하는 꿈이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또 다른 학생

인도네시아에서 온 '샤 쫑 껴우(37)' 씨도 만나보았습니다.

5년 전에 한국인 남성과 결혼을 해서 이주를 해 온  이 여성은 3살 난 딸을 둔 광명2동에 사는 주부입니다.

 

한국어 수업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한국어교실을 나온 지가 1년이 되었는데 읽기와 쓰기는 조금 할 수 있는데 높임말은 진짜 어려워요.

앞으로 한국어를 잘하게 되고 자격증도 따게 되면 인도네시아에서 한국 관광을 온 여행객들을 안내하면서 문화전달을 하고 싶어요.

제가 음식 만들기를 좋아하니 삼계탕이나 닭도리탕도 만들어주고요."

 

그렇습니다.

"샤 쫑 껴우"씨는 우리말을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하는 걸 봐서 곧 그런 날이 올 것 같습니다.

 

부디 그런 날이 빨리 오기를 빌면서 광명은 어떤 곳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보았습니다.

 

"광명은 교통이 편리하고, 사람들이 많고, 물가가 싸고, 어린이집이 많은 것이 좋아요.

그런데 일자리를 구하기는 너무 힘들어요.

앞으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서 저같은 이주여성들도 일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맞습니다.

지금 한국은 일자리 찾는 게 너무 어렵습니다.

앞으로 모쪼록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져서 이주여성들도 당당한 한국사회의 구성원이 되었으면 합니다.

 

 

 

 열성적인 모습으로 열심히 강의를 하시는 노재호선생님을 쉬는 시간에 잠깐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선생님은

"기존의 가정방문 한국어 강의도 좋지만,

이런 집단 강의가 좋은 점은

학우들과 문화적인 공감도 하고

전체적인 한국문화도 함께 느낄수 있는 장이어서 좋습니다."

고 하십니다.

 

"실력편차가 심한 학생들의 실력을 끌어올려서 한국어능력시험에도 많이 합격하게 하고 싶은 게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욕심입니다.

특히 한국어를 익혀서 소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자리를 찾아서 스스로 우리 사회인으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그래야 결혼이주여성들이 우리 한국인들과 진정으로 하나 된 삶을 살아가게 되겠지요."

라고 말씀하십니다.

 

역시 선생님 다운 말씀에 박수를 보냅니다.

 

 

 

 

 

 

지난해 8월 기준 광명시에 거주하는 이주여성은 모두 1천 6백여 명.

 지난 2009년 884명이었던 것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결혼이주여성이 크게 늘고 있는 만큼
한국어 교육 지원은 더욱 중요해 지고 있습니다.

광명시종합사회복지관의 결혼이주여성 한국어교실은

우리의 문화를 이해하고 제대로 된 정착의 기회를 주는 장이 되어야겠지요.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려운 결혼이주여성들을 위한 한국어교실은

광명종합사회복지관과 선생님의 역할도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낯선 땅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주여성들이 한국어교실을 통해서

한국생활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도 따뜻한 시선으로 그들을 격려하고 힘을 줘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