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에 대하여
김행숙
때로 어둠은 들뜬 세상도
가라앉혀 주곤 하지
이글이던 해 서산마루 넘어가고
천천히 노을이 물들면
모두들 돌아갈 고향 생각에 잠기지
그러나 어둠에 길들면
세상을 다시 보는
깊은 눈도 생기게 된다는데
내 가까이로 가라앉는 숨결
다소곳이 땅은 두 손 내밀어
힘겨웠던 날들 땀방울을 씻어주지
어둠은 하루치 빛을 키우는 시간
발 밑의 눅눅한 그림자
슬픈 죄와 고통일지라도
바다처럼 품어주는 가슴 같은 것
적적할 때 기대는 가슴 같은 것
-종일 더위를 식히는 비로 질척인다.
집안에서 어정거리니 답답하다.
저녁을 먹고 비 그친 너부대를 걸었다.
평소와는 달리 운동하는 사람도 거의 없이 한적하다
어둠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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