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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에 대하여

렌즈로 보는 세상 2013. 6. 13. 06:58

 

 

어둠에 대하여

                                                           김행숙

 

 

때로 어둠은 들뜬 세상도

가라앉혀 주곤 하지

이글이던 해 서산마루 넘어가고

천천히 노을이 물들면

모두들 돌아갈 고향 생각에 잠기지

 

 

 

 

 

 

 

 

그러나 어둠에 길들면

세상을 다시 보는

깊은 눈도 생기게 된다는데

 

 

 

 

 

 

 

  

 

 

 

 

 

 

 

내 가까이로 가라앉는 숨결

다소곳이 땅은 두 손 내밀어

힘겨웠던 날들 땀방울을 씻어주지

 

 

 

 

 

 

 

 

 

 

 

 

어둠은 하루치 빛을 키우는 시간

발 밑의 눅눅한 그림자

슬픈 죄와 고통일지라도

바다처럼 품어주는 가슴 같은 것

적적할 때 기대는 가슴 같은 것

 

 

 

 

 

 

 

 

 

-종일 더위를 식히는 비로 질척인다.

집안에서 어정거리니 답답하다.

저녁을 먹고 비 그친 너부대를 걸었다.

평소와는 달리 운동하는 사람도 거의 없이 한적하다

어둠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