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좋은 글

백련화

렌즈로 보는 세상 2013. 8. 26. 06:33

 

    

늘 홍련에만 익숙하던 눈에

얼마 전 시흥연꽃테마파크에서 만난 백련은 색다른 느낌입니다.

뭔가 범접하지 못하는 고결함에 가슴 떨렸습니다.

 해 지는 줄도 모르고 셔터를 눌렀던 사진과 함께

 블로그 이웃 산마을 서동안님의 '백련화' 를 올립니다.

 

 

 

 

 

 

 

 

 백련화  

        

         -산마을 서동안

 

 마음 주워 담는 일에 매달리던 시간이

    연꽃 한 송이 미소 짓는 풍경에 털썩 주저앉는다

 

     하늘에 귀 하나 열어 놓고

 바람 한 점으로 연꽃 가슴에 안기어

 하얗게 한잠 자고 속세를 털어낸다

 

 

 

 

 

 

 

 

 

 

 

 

 

   아수라장 같은 진흙탕 속에서

  나울거리는 연잎에 눈물 한 방울은 이승에 두고 온 인연

그럴 것이다

 사시사철 빗장 걸어 놓고 가끔 흘리는 하늘의 눈물이

예사이던가

 

 

 

 

 

 

 

 

 

 

 

 

 

           문밖의 구름과 비와 천둥이 비켜 가는 거기

진흙탕 싸움에는 절대 끼어들지 말라는 아버지 말씀이 아니었어도

 탁함도 성냄도 마다하지 않는 손길 있으니

 하얀 염불 소리에 두 손 모아 합장한다 한들 

 저 하얀 꽃의 실체를 짐작이나 하겠는가

 

 

 

 

 

 

 

 

 

 

 

 

  날아가는 솔개 허공을 채어 가듯

  마음도 그렇게 채어 가야 하거늘

            시름시름 속세의 번뇌 하얗게 삭아 끄덕이는 고개 짓에 

 내 눈 속에 들어와 잠긴 하늘이 마냥 깊어

두 손을 받쳐 든 저 연꽃

 하늘이 되고 바다가 되고 산이 되고 꽃구름 되리라

 

 

 

 

 

 

 

 

 

 

 

 

 

 

 개명 천지에

   바람이 쌓아 놓은 공든 탑 무너질까 

드리운 향기로 하늘까지 버팀목을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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