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좋은 글

울음이 타는 가을 강

렌즈로 보는 세상 2013. 11. 14. 05:55


 

갑자기 추워진 날씨로

가을 단풍이 낙엽 되어

파랗던 잔디마당에 우르르 나뒹굽니다.

옷깃을 여미며

'저걸 쓸어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지난 번 찾았던

강화도 초지대교 옆 바다에 내린 가을이 떠오릅니다.

가을 단풍보다 더 붉던 칠면초 가득한 풍경 말입니다.

이래서 사람은 참 간사한 것 같습니다.

날씨 추워진 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가을을 그리워하다니....

 

 

 

 

 

 

 

 

 

 

 

 

 

 

 

 

 

 

 

 

 

 

 

울음이 타는 가을 강

      박 재 삼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 햇볕으로나 동무 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 나고나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 강을 보겄네

 

저것 봐, 저것 봐

네보담도 내보담도

 

그 기쁜 첫사랑 산골 물소리가 사라지고

그다음 사랑 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나고

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바다에 다와 가는

소리 죽은 가을 강을 보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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