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좋은 글

구름의 노래

렌즈로 보는 세상 2014. 2. 14. 07:21

 

 

 

 

 

 

+ 구름의 노래

한 생애의 욕망과 좌절은 결국
여기에 와서야 조용히 만나 갈등을 풀었다
덜컥 관이 멈추고 따라 들어갔던
시선들이 하릴없이 다시 이승으로 되돌아와서
비로소 쏟아지는 햇살을 받으며
풀잎을 흔드는 바람소리를 들었다.
산이 몇 번 꿈틀꿈틀 잠자리를 흔들다가
편안한 자세로 돌아누워 큰 숨을 토한다.
서둘러 흙을 덮어 주고
우리는 돌아섰다. 세상은 이제 모를 것이다.
그를 찾아내지 못할 것이다.
다시 깨우지도 못할 것이다.


 

 

 

 

 

울먹울먹하던 구름도 산너머로 사라지고
난데없이 산제비 한 마리
앞을 가로세로 가르며 날다가
아주 가볍게 사라졌다.
이 길을 빠져나가면 작은 신작로가 있고
작은 신작로를 지나
우리가 돌아가야 할 곳이 눈감고도 훤하다.
수없이 긴장하고 놀라 깨어야 할 그 곳이.
(유장균·시인, 1942-1998)

 

 

 

 

 

 

금사면 산골마을 상호리를 갔던 날은

산북면으로 넘어가는 산 위의 하늘은 심상치 않다.

잠시 숙연해지면서 머리 속에 맴도는 시를 찾고 있었다.

 

 

 

 

'일상 >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솟대의 노래  (0) 2014.06.06
모란이 피기까지는  (0) 2014.04.30
세월과 인생  (0) 2014.01.13
울음이 타는 가을 강  (0) 2013.11.14
백련화  (0) 2013.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