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좋은 글

모란이 피기까지는

렌즈로 보는 세상 2014. 4. 30. 06:23

 

 

 

'며칠 전까지 만해도 모란이 언제 쯤 필까?'

라며 기다렸었는데 며칠 새 활짝 피었다.

그저께 마당에서 꺾어다 주방창틀에 놓아둔 모란도 활짝 피었다.

밖으로 들어오는 빛을 받은 모란을 보면서 영랑 김윤식의 시

'모란이 피기까지는'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모란이 피기 까지는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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