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추억의 그림자

명절을 보내고....

렌즈로 보는 세상 2014. 2. 3. 07:10

 

 

외며느리의 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습니다.

이것저것 음식을 장만하여 차례를 올리고,

친정에 온 시누이들과 딸네 식구들 대접하고 하다 보니 연휴 기간이 하루만 같이 후딱 지나갔습니다.

그렇게 며칠을 지내다보니 시누이 가족과 딸네 식구, 아들까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간 어제 오후는 조금 쓸쓸하기도 하였습니다.

 

 

 

 

 

 

솔직히 조금 시원한 면도 없지 않았지요.

열 명이 넘는 식구들 때마다 밥 차리는 게 보통 힘든 일이라야 말이지요.

그래도 사람 난 자리는 크게 느껴지더라고요

나이 들면 이런 명절의 느낌은 점점 강해지겠지요.

우리 어매가 연세 드셨을 때 우리가 집으로 돌아올 때면 눈물을 훔치는 것처럼 아직 눈물까지는 훔치지 않지만요.

 

 

 

 

  

 

또 한 해가 다르게 음식을 장만해서 명절을 보내는 것이 힘겨워집니다.

언제까지 내 손으로 제사를 모실지 모르겠지만

마음 같아서는 음식을 간단하게 해서 차례를 올리고 싶은데 그것도 여의치 않습니다.

아직은 어머님이 계시니 제사상에 올리는 음식은 간소하게 할 수가 없지요.

그분은 제수는 기본이 어떤 정도는 장만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이 시니까요.

이래저래 얼마동안은 이런 제사상을 차리는 것은 당연하게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명절, 이래저래 힘 든 점도 많지만 좋은 것은 어쩔 수 없네요.

온 가족이 함께 추억을 만드는 것은 이런 명절이 아니면 언제 할까 싶습니다.

밤늦도록 술상에 마주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는 것도 그렇고

윷놀이나 화투치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것도 그렇고

그늘진 산비탈의 잔설에서 외손녀를 썰매 태워주는 것도 그렇습니다. 

다음 명절이 아직 한 참이나 남았지만 이런 즐거움에 힘들다고 하면서도 음식을 장만하고 손님을 맞이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