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추억의 그림자

사람의 몸과 마음이 참 간사합니다.

렌즈로 보는 세상 2014. 2. 6. 10:44

 

이사 온 후 두 번째로 서울 나들이를 했습니다.

딸이 빠지면 안 될 모임이 있어서 외손녀를 돌봐주기 위해서였지요.

지난 번 서울 나들이는 부부모임 때문에 공기 좋고 경치 좋은 곳에 점심을 먹으러 갔기에

서울이 공기가 나쁘다는 것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외손녀를 봐주러 갔기에 백화점 문화센터에 외손녀를 데리고 갔습니다.

촌 아지매 모처럼 백화점을 갔으니 그냥 오자니 섭섭하여 

백화점을 한 바퀴 돌면서 이것저것 구경을 하고 왔더니

눈이 따끔거리고 피로하기 그지 없습니다.

이제 공기 맑은 곳에 산 지 이제 겨우 3개월이 되었는데 이렇게 까지 몸이 반응을 합니다.

사람의 몸도 마음처럼 참 간사합니다.

 

 

 

 

외손녀를 데리고 간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하는 소금놀이.

까슬까슬한 소금놀이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파스텔로 소금에 물을 들여 색깔을 관찰하는 놀이입니다.

이런 걸 폐쇠된 공간에서 하는 외손녀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 시간이었습니다.

예전 우리 어릴 때는 마당이나 강가의 흙을 실컷 만지면서 즐겁게 놀았었는데

이런 스펀지 바닥에서 논다는 것이 안쓰럽기만 합니다.

그리고 놀이면 놀이지 스트레스 해소는 또 뭔 말인지....

이런 모습을 보니 제가 시골로 이사 온 것은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가끔이라도 우리 집에 와서 마음껏 자연과 벗하며 살 수 있잖아요.

 

 

 

 

늘 산과 들만 보던 눈에 사람 가득한 횡단보도를 보는 것도 신기합니다.

불과 세달 전에 내가 건너던 횡단보도 보다는 한산한 횡단보도인데도 말입니다.

이래서 사람은 자기가 사는 환경에 적응하나 봅니다.

 

 

 

 

백화점에서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구경도 하고 물건도 샀는데도 

 늦은 시간에 지하철을 한 시간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몸도 마음도 가볍습니다.

겨울 끝자락의 추위로 역 홈은 스산하기까지 한데도 말입니다.

내 집이 있고 그곳의 공기가 맑고 신선함을 서울을 벗어나면서 몸으로 느끼고 있었으니까요.